'김덕수 단일화' 끝내 결렬…국민의힘, 결국 선수 교체한다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05.10 00:20  수정 2025.05.10 00:20

김문수 측 가처분 신청 기각에 전세 역전

양측 협상 벌였지만 '역선택' 의견 못 좁혀

후보 교체 권한 일임받은 지도부, 절차 돌입

'후보 재선출' 전당원투표 및 전국위 등 개최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의 발언을 들은 뒤 의총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수 차례의 협상과 벼랑 끝 대치, 법정 다툼으로까지 비화했던 국민의힘 대선 후보 단일화 문제가 후보 등록일에 임박해 '강제 단일화'로 매듭 지어졌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처럼 풀리지 않자, 후보 교체 권한을 지도부에 위임하는,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대로 대응키로 했다. 이에 따라 당은 전당원 투표 등 절차를 거쳐 후보 교체를 단행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김·한 후보 측의 단일화 협상 시한인 10일 0시까지도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최종 결렬'로 판단하고 '강제 단일화' 절차에 돌입했다. 이는 전날 밤 의원총회에서 모은 총의에 따른 것이다. 의총에 참석한 약 64명의 의원은 후보 교체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위임하는 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했다. 해당 안에 60명은 찬성, 2명은 반대, 2명은 기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 중 1명이라고 밝힌 윤상현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국회의원께서 김 후보의 약속 파기에 대해서 정말 혼란스러워하고 많이 비판하지만 그것은 정치적·도의적 문제지 법적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나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이제 후보 교체는 기정사실화됐다"고 전했다.


두 후보 측은 전날 밤 두 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여론조사의 '역선택 방지 조항'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김재원 후보비서실장 등 2명이, 한 후보 측에서는 손영택 전 총리비서실장 등 2명이 협상에 참여했다. 당에선 당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양수 사무총장과 조정훈 전략기획부총장,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배석했다.


김 후보 측은 여론조사에서 소속 정당을 묻는 문항 자체를 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 후보 측은 역선택 방지 조항을 적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측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격이라며 경선 때처럼 당원투표 50%·여론조사 50%를 합산하는 방식을 요구했다. 양측이 입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첫 번째 협상은 20분만에 종료됐다.


양측은 이후 오후 10시 30분부터 재개한 협상에서도 입장차만 확인했다. 김 비서실장은 "말로는 단일화 절차 방식을 당에 일임했다고 했지만 실질적으로 자기 실리 챙길 궁리로 협상에 임했다. 심히 유감"이라며 "우리는 한 후보의 가증스러운 거짓말을 기억하며 더이상 협상의 여지가 별로 없구나 생각한다"고 협상 종결을 선언했다.


손 비서실장도 "많은 분이 지켜봐주시고 잘 해결되길 바랐는데 협상이 결렬된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거듭 말씀드리지만 국민의힘 후보를 뽑는데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방법으로 단일화하자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김문수 대선 후보의 '단일화' 관련 발언을 들으며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에 따라 당 지도부는 '예고한대로' 후보 교체 수순에 돌입할 전망이다. 당 지도부는 약 일주일 가량 김 후보에 끌려다니기만 했지만, 전날 김 후보 측의 '대선 후보 지위 인정' 가처분 신청과 '전당대회 개최 금지' 가처분 신청이 모두 법원에서 기각 결정을 받으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실제 김 후보는 가처분 신청 기각 전인 전날 오전까지만 해도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처음으로 참석한 의총에서 '강제 단일화'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었다.


김 후보는 "지금 당 지도부가 하는 '강제 단일화'는 김문수를 끌어내리고 무소속 후보를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만들기 위한 작업에 불과하다"며 "그래서 단일화에 응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자기 할 말만 마치고 퇴장하려는 김 후보를 의원들은 "얘기를 듣고 가라"며 몸으로 막았고, 김 후보가 이를 뚫고 나가는 과정에서 일촉즉발의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최종 협상 결렬로 당 지도부는 당 선관위와 비대위를 가동해 '후보 재선출 안건'을 의결했다.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이날 후보 재선출에 찬성하는지에 대해 전당원 투표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양수 사무총장은 "TV토론과 여론조사를 하겠다고 이미 말을 했기 때문에 비대위에서 (후보 재선출 근거 자료로) 그 여론조사를 쓸 수 있다고 해놨다. 그렇기에 추가 조사를 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당 지도부는 전날 오후 4시까지 '김 후보와 한 후보 중 누구를 더 선호하느냐'에 대해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바 있다.


이 총장은 "전당원 투표에서 (재선출 찬성 응답이) 과반이 넘어야 통과된다"며 "그러고 나서 비대위를 열고, 다음날(11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과반이 나오면 모든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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