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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멍‧바다멍‧잠멍'…넘치는 정보·스트레스에 콘텐츠가 된 '멍 때리기'


입력 2021.05.23 06:00 수정 2021.05.23 16:48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메가박스 릴레이 불멍' 19일 개봉

ASMR·동물 잠자는 영상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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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가수 크러쉬가 '당신의 뇌를 쉬게 하라'는 취지 아래 열린 '멍 때리기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크러쉬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너무 지쳐서 잠시 쉬고 싶어 대회에 참가했다. 두통이 있거나 생각이 복잡한 사람들에게 참가를 권한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당시만 해도 이색대회로 여겨졌지만 2021년 현대인들에게 '멍 때리기'는 인기 콘텐츠가 됐다.


메가박스는 트렌드를 읽고 코로나19로 지친 현대인들에게 힐링을 선사하고 문화 콘텐츠 확산을 위해 19일 '메가박스 릴레이-불멍'을 지난 19일 개봉했다. '메가박스 릴레이-불멍'은 31분 동안 모닥불이 타들어가는 영상이다. 관객들은 큰 스크린과 최적화된 사운드로 모닥불 영상을 관람하기 위해 영화관으로 향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타닥거리는 사운드와 일렁이는 모닥불 영상을 통해 마치 실제로 캠핑장에 온 듯한 평화로운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쳐있는 국민들에게 잠깐이나마 일상속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이 같은 콘텐츠를 기획했다"고 전했다.


국립해양박물관도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바다 보며 멍상(멍 때리기+명상) 하기' 대회를 열었다. 방법은 간단하다. 가만히 앉아 바다를 보며 1시간 30분 가량 멍 때리며는 시간을 갖는다.안정적인 심박수를 보인 참가자와 시민의 투표로 우승자를 가렸다. 국립해양박물관 측은 바다를 바라보며 생각을 비우고, 지구의 가치를 위한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이 대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제주 서귀포시에서도 26일부터 6월 1일까지 '2021 웰니스 숲 힐링 기다린 봄, 치유 일주일'을 운영한다. 이 행사에서도 멍 때리기 대회가 준비돼 있다.


이 풍경은 SNS 온라인을 중심으로 먼저 시작됐다. '불멍', '바다멍', '물멍', '숲멍', '바람멍' 등 가만히 볼 수 있는 영상들이 인기를 끌었고, 사람들은 인증샷을 올리거나 관련 영상을 만들고 있다.


더 이상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위'를 비생산적으로 바라보지 않는 흐름이 됐다. 하루에도 넘쳐나는 각종 뉴스와 SNS, OTT의 활성화가 온갖 정보를 제공하며 편리함을 가져다주지만, 피로함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에 별 생각 없이 볼 수 있으면서 자극을 주지 않는 콘텐츠가 차별화 되고 있다.


같은 맥락으로 유튜브에서는 ASMR이나 고양이나 강아지가 잠을 자는 영상들도 높은 조회수를 자랑한다. '새끼 고양이 잠자는 영상일 뿐이지만 눈을 뗄 수 없을 것이다' 영상은 83만뷰, 'ASMR 나른한 힐링 온천 상황극 피로를 풀어들요'는 31만회, '자연의 소리 힐링 사운드'는 181만회, '가위 소리'는 103만회를 기록 중이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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