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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 애니메이션 시장②] 한국, 성장하지만 속도 느려 …세계 시장 노린 시스템 시급


입력 2021.02.08 06:00 수정 2021.02.07 13:53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1976년 '홍길동' 한국 첫 애니메이션

2012년 '마당을 나온 암탉' 220만 국내 최고 흥행작

연상호 감독 등장에 애니메이션 영역 넓어졌지만 여전한 관심 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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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6년 '홍길동'을 시작으로 하면 국내 애니메이션 역사도 그다지 짧지는 않다. 그럼에도 한국 애니메이션은 인기 있는 분야가 아니다. 2011년 '마당에 나온 암탉'이 기록한 220만 관객이 어찌보면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 주소다.


'겨울왕국' 1029만명, '겨울왕국2' 1069만명, '쿵푸팬더2' 506만, '인사이드 아웃' 49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 한국의 애니메이션 시작


1960년대 초반 '걸리버 여행기', '아라비안 나이트', '신데렐라 공주' 등 미국 애니메이션들이 본격적으로 수입되자 국내에서도 독자적으로 애니메이션 물꼬를 틀기 위한 노력을 했고 1967년 신동헌 감독의 '홍길동'이 탄생했다. 국내 첫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소년조선일보에 실린 '풍운아 홍길동'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신동헌 감독은 '홍길동' 이후 '호피와 차돌바위'를 제작했고 강태웅 감독이 애니메이션 '흥부와 놀부'를 제작했지만,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두 작품은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의 발판이 됐다.


이후 1976년 김청기 감독의 '태권V'가 히트하면서 '태권V 우주작전', '태권V 수중특공대', '태권브이 황금날개'가 시리즈로 제작, 애니메이션의 호황기를 맞았다. 이 시기에 임정규 감독과 박승철 감독이 각각 '마루치와 아라치', '77단의 비밀'을 만들면서 어린이들 사이에서 크게 유행했다. 1980년대도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움직임은 활발해졌다. 한국산 로봇 애니메이션인 '은하전설 테라', '슈퍼 삼총사', '스페이스 간담V', '슈퍼특급 마징가 7', '불사조 로보트 피닉스 킹', '로보트 군단과 메카', '똘이와 제타 로보트', '무적 철인 람보트' 등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애니메이션이 활발하게 만들어지는 움직임의 이면에는 표절이라는 한계에 부딪치기도 했다. '비디오 레인저 007'가 일본의 '비디오 전사 레저리온'의 도용작이었다는 것이 밝혀지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90년대에는 미국과 일본에 비해 여전히 뒤쳐져 있지만 경쟁할 수 있는 작품을 내놓으려 한 시도가 돋보였다.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 '두치와 뿌꾸', '아마게돈', '녹색전차 해모수', '날아라 슈퍼모드', '검정고무신'가 이 때 만들어진 작품들이다. 모든 작품이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왕후 에스더', '난중일기', '임꺽정', '철인사천왕' 등은 이미 수준 높은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진 관객들의 눈높이에 외면당하기도 했다.


2000년대 접어들면서는 잠시 애니메이션이 주춤했다. '원더풀 데이즈'가 100억의 제작비를 들여 개봉했으나 관객수는 22만명에 그쳐 참패했다. '오세암'은 2004년 안시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았으나 극장에 걸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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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장


애니메이션이 다시 주목을 받은 건 '마당에 나온 암탉'이 2011년 입소문을 타고 220만명을 동원하면서부터다. 이후 '점박이:한반도의 공룡'이 105만명을 동원하며 국내 애니메이션 시장에 활력이 도는가 했지만 이후 '파닥파닥'이 1만, '코알라 키드'가 20만명에 머물며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상황은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연상호 감독의 발견이었다. '돼지의 왕'·'창'이 2012년과 2013년 판타지아 영화제에서 각각 베스트 데뷔상과 단편상, '사이비'가 2015년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랜드 경쟁 부문에 초청되며 작품성으로 승부했다.


현재 국내 애니메이션은 비극장용 애니메이션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뽀로로', '라바', '로보카 폴리' 등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새로운 경쟁력으로 대두됐다.


이대희 애니메이션 감독은 "우리나라는 애니메이션 영화나 장편 TV시리즈를 제작하기에 열악한 환경이다.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 시장성이 작다. 극장판은 시장이 커야지 성립이 되는데 흥행이 어렵다는 인식이 있어 투자도 위축돼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조금 더 기술적으로 완성도가 높은 애니메이션이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영화 관계자는 "국내 시장만을 타깃으로 삼으면 흥행에 성공하기 힘들다. 처음부터 시나리오와 캐릭터 개발이 세계시장을 겨낭해 기획되어야 한다. 이를 위한 제작이나 유통, 배급 등을 국제 기업과 연계한 시스템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한국 애니메이션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류지윤 기자 (yoozi44@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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