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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묘미?’ 류현진에겐 가혹했던 평균접근법


입력 2019.09.01 00:10 수정 2019.09.01 00:02        데일리안 스포츠 = 김윤일 기자

애리조나전 패전으로 3경기 연속 슬럼프에 빠져

동양인 첫 사이영상 수상 기대감 준 것으로 위안

류현진의 지난 4개월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도전장을 던진 기간이었다. ⓒ 게티이미지 류현진의 지난 4개월은 메이저리그 역사에 도전장을 던진 기간이었다. ⓒ 게티이미지

야구는 기록의 스포츠라 불릴 정도로 엄청나게 다양한 기록으로 팬들을 즐겁게 한다.

특히 최근에는 세이버 매트릭스가 대두되며 더욱 세세하고 방대한 숫자가 선수와 팀, 더 나아가 리그 전체의 판도까지 예측하고 있다.

야구의 기록이 재미있는 또 다른 이유는 지금까지 쌓은 숫자를 토대로 미래 예측이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데 있다.

또한 야구 종목은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기로 유명하다. 아무래도 체력 소모가 타 종목에 비해 덜하기 때문인데 NBA(농구)와 NHL(아이스하키)가 82경기, NFL(미식축구)가 16경기인데 반해 메이저리그는 무려 162경기를 치르는 일정이다.

표본이 많아지면 그에 따른 기록도 보다 정확해지기 마련이다. 이로 인해 야구는 경기를 치를수록 예측했던 숫자에 접근하게 되며 이는 평균값으로 환산된다.

실제로 한 시즌을 뛰었을 때 4할 타율이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동안 4할 타율에 근접했던 타자들은 무수히 많았으나 규정 타석을 넘기고 경기에 나설 때마다 타율은 하락했고, 1941년 테드 윌리엄스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는 기록이 되고 말았다.

류현진은 불과 20일 전만 하더라도 역대급 기록에 다가서고 있었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그의 평균자책점은 1.45까지 떨어졌다.

1920년 라이브볼 시대 이후 두 번째로 낮은 평균자책점이었고, 마운드를 높여 현대 야구의 시발점이 된 1969년 이후로는 역대 1위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류현진은 2019시즌 월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류현진은 2019시즌 월별 성적. ⓒ 데일리안 스포츠

그러나 일각에서는 류현진의 1점대 평균자책점이 오래가지 못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피안타율과 볼넷 등 출루허용률과 같은 세부 지표가 평균자책점에 걸맞지 않아 결국에는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세이버 매트릭스 기준으로도 류현진의 평균자책점 상승은 예견된 일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류현진의 기대 피안타율과 기대 피출루율, 점점 상승하던 볼넷 허용, 그리고 후반기 들어 메이저리그 평균 이하로 떨어진 삼진율 등이 지난 애틀랜타전 이전부터 제기된 문제점들이었다.

여기에 수치로 평가할 수 없는 체력적인 문제까지 발생했기 때문에 1점대 평균자책점 재진입은 사실상 물 건너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동양인 첫 사이영상 수상 가능성도 낮아져 아쉬움을 주고 있으나 야구팬들 입장에서는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류현진처럼 리그 전체를 압도하고 지배했던 동양인 투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가 4개월 간 보여줬던 퍼포먼스는 충분히 매력적이었고 칭찬 받아 마땅하다. 이제는 남은 기간 컨디션을 잘 추슬러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월드시리즈 우승에 도전한다면 이 또한 상당한 의미가 될 수 있다. 류현진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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