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증권, 퇴직연금까지 접수…'디지털 PB'로 시장 1위 도전

김하랑 기자 (rang@dailian.co.kr)

입력 2026.10.06 15:13  수정 2026.10.06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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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PB 역량 퇴직연금에 결집

MTS 넘어 '연금 플랫폼' 진화

최종진 한국투자증권 연금혁신본부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연금 MTS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데일리안 김하랑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기업금융(IB)과 자산관리(PB) 등 기존 강점을 연금 사업에 접목해 1000조원 규모로 성장이 예상되는 연금 시장 1위에 도전한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단순 거래 창구에서 고객의 적립부터 운용·수령까지 책임지는 '종합 연금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장기 고객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6일 한국투자증권은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연금 MTS 서비스 및 연금 플랫폼 전략 설명회'를 열고 이같은 연금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회사가 연금 사업에 힘을 싣는 배경에는 빠르게 커지는 시장이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재 600조원을 넘어선 연금 시장이 향후 3년 내 10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현재 증권업계 3위 수준인 연금 사업을 끌어올리기 위해 조직을 개편하고 관련 인력도 확충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연금 시장 1위 사업자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다.


김도형 한국투자증권 상무는 "퇴직연금 시장의 성장 속도가 굉장히 빠르고 3년 내 10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어느 회사나 1등을 목표로 하는 만큼 우리도 이를 해내기 위해 연금 조직을 개편하고 인력을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기존에 경쟁력을 갖춘 PB와 IB 역량을 연금 사업에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개인과 법인을 각각 떼어놓고 영업하기보다 PB의 자산관리 역량과 IB·법인 부문의 네트워크를 연금 사업에 결합하는 식이다.


김 상무는 "사업은 회사가 가진 내재된 강점을 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투자증권은 금융상품 잔고가 많고 PB 역량과 전통적인 IB 네트워크 영업력도 강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금은 개인과 법인 어느 한쪽만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두 강점을 활용해 연금 사업을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연금 고객을 장기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회사가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신규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가입자의 평균 연령은 2015년 40세에서 지난해 36세까지 낮아졌다.


고객 이탈률도 2% 수준에 불과하다.


젊을 때 확보한 고객과 은퇴까지 수십 년간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셈이다.


이에 한국투자증권은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이 연금을 적립하는 단계부터 실제 운용하고 은퇴 후 수령하는 시점까지 관리하는 구조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MTS 연금 서비스도 대대적으로 손봤다.


개편된 연금 홈에는 '나의 총 연금자산', '개인화 맞춤 알림' 등의 기능이 도입됐다.


여러 계좌에 흩어진 연금자산을 계좌별·상품별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지금 필요한 업무를 알려주는 식이다.


계좌를 개설한 뒤 방치하지 않도록 고객별로 필요한 행동을 안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황윤희 한국투자증권 디지털연금부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연금에서 어려운 점을 물었을 때 계좌는 개설했지만 그다음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질문이 많았다"며 "지금 바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알려드리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말하는 '연금 플랫폼'도 단순히 MTS 기능을 확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의 연금 현황을 파악하고 필요한 자산관리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안하는 '디지털 PB' 역할까지 맡기겠다는 구상이다.


연금 자금의 '머니무브'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투자증권으로 이전되는 연금 자금 가운데 70~80%가 은행권에서 유입되고 있으며 증권사 간 이전은 20~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증시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연금 자금이 다시 은행권 등으로 빠져나가는 움직임은 아직 뚜렷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단기적인 시장 등락보다 장기적인 자산 배분과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연금은 어느 타이밍에 어떤 매매를 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며 "연금 자산이 자본시장에 계속 머무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변동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향후 로보어드바이저 등 관련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PB·IB와 그룹 계열사의 운용 역량을 연계해 연금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최종진 한국투자증권 연금혁신본부장은 "시장이 구조적으로 변화함에 따라 연금 사업자도 단순 가입 유치나 수익률 관리를 넘어 전 생애를 아우르는 종합 연금 플랫폼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연금에는 은퇴가 없다'는 모토 아래 노후 준비를 가장 쉽고 든든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고객 맞춤형 플랫폼을 정교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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