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실도 무대가 됐다…투바투가 보여준 4세대의 내공 [가요 뷰]

전지원 기자 (jiwonline@dailian.co.kr)

입력 2026.10.01 08:21  수정 2026.10.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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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바투, 뉴욕 페스티벌 취소에 연습실 생중계…팬데믹 지나 쌓인 대응력

스트레이 키즈·에이티즈도 성장 지속…무대와 콘텐츠 함께 넓힌 활동

4세대 아이돌의 다양한 자체 콘텐츠, 상담·여행·숏폼 드라마까지…오래된 관계에서 찾는 새로운 매력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이하 투바투)가 취소된 뉴욕 페스티벌을 연습실 공연으로 바꾸며 데뷔 8년 차의 순발력을 보여줬다. 신인 시절 코로나19로 관객을 만날 기회가 제한됐던 팀은 이제 장소와 형식이 달라져도 팬과 만날 방법을 찾아낸다. 비대면 활동과 이후의 투어를 거치며 쌓은 경험은 무대의 대응력으로, 오래 함께한 멤버들의 관계는 새로운 예능의 재료로 이어지고 있다. 5세대 보이그룹이 등장한 뒤에도 성장을 이어가는 4세대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팬 플랫폼 위버스에 따르면 지난 9월 27일 투바투의 위버스라이브 ‘2026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 @ 연습실’은 누적 조회수 약 63만 1000회를 기록해 투바투 전체 라이브 방송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투바투는 이날 미국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2026 글로벌 시티즌 페스티벌’이 전날 현지 악천후로 취소되자 실내 연습실을 대관해 공연을 선보였다. 멤버들은 준비했던 댄서들과 함께 ‘5시 53분의 하늘에서 발견한 너와 나’, 국악 버전의 ‘슈가 러시 라이드’(Sugar Rush Ride), 저스틴 비버의 커버곡 등 다섯 곡을 불렀다. 별도의 페스티벌 무대가 예정됐던 연준도 솔로곡을 선보였다.


‘뉴욕 연습실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공연에서 멤버들은 “음악과 마이크만 있으면 어디서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준비한 무대를 보여줄 장소가 사라지자 공연을 전달하는 방식을 바꾼 것이다. 연습실과 생중계 화면은 팬데믹을 통과한 이들에게 익숙한 공간이었다. 여기에 대면 공연으로 다져온 퍼포먼스가 더해지면서 취소된 일정은 팬들과 공유할 새로운 공연으로 남았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위버스 라이브 스트리밍 섬네일 및 갈무리

2019년 데뷔한 투바투는 팬덤을 넓혀야 할 활동 초기에 코로나19를 맞았다. 국내외 관객의 반응을 직접 확인하고 공연 경험을 축적할 기회가 줄어든 시기였다. 투바투의 첫 단독 콘서트 ‘액트:보이’(ACT:BOY)도 2021년 10월 온라인으로 열렸다. 데뷔 첫해인 2019년 미국 쇼케이스를 진행했지만 현지 관객을 다시 만난 것은 약 3년 뒤인 2022년 첫 월드투어 ‘액트:러브 식’(ACT:LOVE SICK)에서였다.


데뷔 초부터 대면 공연을 통해 팬덤을 넓혀온 후배 세대와 다른 출발 조건이다. 2023년 데뷔한 라이즈(RIIZE)는 이듬해인 2024년 5월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팬콘 투어 ‘라이징 데이’(RIIZING DAY)를 시작해 같은 해 9월 KSPO돔에서 피날레 공연을 열었다. 투바투의 직속 후배 그룹 코르티스(CORTIS)도 데뷔 1주년을 채우기 전인 올해 7월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첫 투어 ‘풋 유어 폰 다운’(PUT YOUR PHONE DOWN)의 막을 올렸다. 후배들이 활동 초기부터 팬과 직접 만나며 공연 규모를 키워가는 동안 앞선 세대는 그 만남을 상당 기간 화면으로 대신해야 했다.


2017~2021년 무렵 데뷔해 저연차 시절을 팬데믹 속에서 보낸 4세대 보이그룹들은 관객과 호흡하며 경험을 쌓는 데 제약을 겪었다. 그 사이 투바투를 비롯해 스트레이 키즈(Stray Kids)·에이티즈(ATEEZ) 등은 온라인 공연과 영상 콘텐츠로 국내외 팬들과 관계를 이어갔고 대면 활동이 재개된 뒤에는 투어를 통해 무대 경험을 축적했다. 화면으로 팬을 만나는 방식에 익숙해진 팀들이 현장에서 관객을 이끄는 역량까지 쌓으면서 활동을 이어갈 기반도 넓어진 것이다.


스트레이 키즈가 지난 8월 해외 남성 아티스트 최초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런 잇’ 공연을 열었다. ⓒJYP엔터테인먼트, seitaro tanaka photo office Co., Ltd

그래서 이들의 성장세는 후배 세대가 등장한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 투바투는 지난 2월 마친 네 번째 월드투어 ‘액트:투모로우’(ACT)에서 전 세계 17개 도시를 돌며 29회 공연을 펼쳤다. 약 56만4000명의 관객과 만났으며 일본에서는 5대 돔을 순회했다. 스트레이 키즈는 지난 8월 해외 남성 아티스트 최초로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월드투어 ‘런 잇’(RUN IT) 공연을 열어 이틀간 약 14만 관객을 모았다. 에이티즈는 지난 6월 발표한 ‘배드’(BAD)가 멜론 TOP100에 81위로 진입한 뒤 이날 기준 7위까지 오르며 국내 음원 시장에서도 접점을 넓혔다. 공연장의 규모를 확대하고, 발매 이후에도 새로운 청자를 만나며 활동의 폭을 넓혀가는 모습이다.


이런 흐름을 지속하려면 이미 팀을 아는 팬에게도 다시 관심을 가질 이유를 제공해야 한다. 연차가 쌓일수록 멤버들의 성격과 조합은 익숙해진다.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공개하면서도 여행과 상담 체험, 역할극 등으로 형식을 바꾸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오랜 팬이 알고 있던 모습을 다른 상황에서 발견하게 하고, 팀을 잘 모르던 시청자에게는 예능의 재미로 접근할 기회를 만드는 것이다.


투바투의 ‘낫-투두’(NOT TO DO)는 기존 콘텐츠에서 쌓은 경험을 새 형식으로 옮긴 사례다. 정기 콘텐츠 ‘투두’(TO DO)의 휴식기에 선보인 이 콘텐츠는 멤버들이 게임과 미션을 주도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체험에 자연스럽게 반응하도록 구성됐다. 지난해 10월 공개한 편에서는 태현과 휴닝카이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총기를 만나 심리검사와 상담을 체험하며 자신의 성향과 고민을 이야기했다.


ⓒ유튜브 채널 ‘9트쫑’

이런 변화는 거창한 소재에만 기대지 않는다. 스트레이 키즈가 4월 공개한 ‘스키즈 코드’(SKZ CODE)의 ‘봄맞이 몸 나들이’에서는 건강검진 중 키를 재는 일이 예능의 소재가 됐다. 멤버들은 조금이라도 크게 측정되려고 두꺼운 양말을 신자는 말을 꺼내고 서로의 몸을 잡아당기며 장난을 주고받았다. 무대에서 정교하게 호흡을 맞추는 사람들이 사소한 결과에 반응하는 모습은 멤버들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하는 장면이다.


팀 안에서 익숙해진 조합을 별도 예능으로 발전시키는 움직임도 있다. 에이티즈 산과 우영은 지난 7월 15일 공동 유튜브 채널 ‘9트쫑’을 시작했다. 아홉 번의 도전 안에 영상 조회수 50만회를 넘기지 못하면 채널을 닫는다는 설정 아래 두 사람이 가상 상견례 등 낯선 상황에 나서는 콘텐츠다. 동갑내기 멤버들이 함께 쌓아온 친분을 새로운 상황 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5세대와 함께 활동하는 이들에게 신선함은 매번 처음 보는 얼굴이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함께 보낸 시간이 길수록 꺼낼 수 있는 이야기와 관계도 많아진다. 이를 상담과 여행, 일상의 장난과 역할극으로 계속 다르게 보여주면 연차는 콘텐츠의 재료가 된다. 기존 팬은 멤버를 더 깊이 알아가고 새로운 시청자는 지금 공개되는 영상부터 팀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


투모로우바이투게더 ⓒ빅히트 뮤직

한 가요계 관계자는 투바투가 비대면 활동과 이후 투어를 거치며 쌓은 경험을 짚으며 “온오프라인 공연을 모두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는 노하우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공연의 형태나 규모에 구애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퍼포먼스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팀의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4세대 보이그룹의 자체 콘텐츠를 통한 지속적인 소통에 대해서는 “오랜 시간 함께하며 쌓아온 멤버 간 관계성의 힘이 크다”며 “연차에 구애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임하는 모습이 시너지를 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대 위 프로페셔널한 모습과 무대 밖 친근하고 유쾌한 모습의 간극은 기존 팬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대중에게는 팀을 알아가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팬데믹으로 대면 활동에 제약을 받았던 신인 시절을 지나 이들은 공연과 콘텐츠 양쪽에서 경험을 축적해 왔다. 무대에서는 준비한 음악을 끝까지 전달할 방법을 찾고 무대 밖에서는 익숙한 멤버를 새롭게 볼 이유를 만든다. 취소된 페스티벌을 연습실로 옮긴 투바투의 선택은 그렇게 쌓인 내공을 보여준다. 오래 활동한 경험을 다음 만남에 활용하는 능력이 4세대 보이그룹의 성장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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