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할수록 번지는 ‘풍선효과’…“집값 계속 뛴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입력 2026.10.01 14:00  수정 2026.10.0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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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대출 규제에 구매력↓…가용자금 맞춰 외곽으로

전월세·공급 부족도 문제…전문가들 "상승 압력 여전"

서울 도심 아파트.ⓒ데일리안 이나영 기자

정부의 각종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집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당분간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남3구 등 고가 주택 시장에서는 대출·세제 부담으로 거래가 위축되고 일부 가격 조정이 나타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서울 중하위 지역과 경기 주요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넷째 주(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상승했다. 상승폭은 전주(0.13%)보다 0.04%포인트 줄었지만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6주 연속 상승세다.


서울 집값 상승 요인으로는 전월세 매물 부족과 공급 불안, 규제에 따른 수요 등이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8월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3662만원으로 2년 전 대비 14.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월세는 164만1000원으로 24.3% 뛰었다.


전월세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임대료까지 가파르게 오르자 일부 임차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높은 임대료를 부담하며 거주하기보다 자금 여력 안에서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출 규제와 높은 집값으로 강남권이나 한강벨트 진입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양호한 서울 외곽과 중저가 지역으로 매수세가 이동하는 모습이 두드러지고 있다.


공급 부족도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정부가 공급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인허가와 착공을 거쳐 실제 입주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시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공급을 늘리기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여기에다 시중 유동성이 증가한 것도 집값을 떠받치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통화량 지표인 협의통화(M1), 광의통화(M2)의 증감 흐름, 반도체 수출호황에 따른 명목 국내총생산(GDP) 급증, 최근까지 코스피 주식 시장의 압도적 상승 등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는 유동성이 꾸준히 증가했다”며 “금리 인상 속에서도 시중 유동성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공급부족(신축 입주 및 유통물량 부족)과 맞물려 임차인 뿐만 아니라 2030 청년층의 내 집마련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높은 금리와 대출 규제로 거래량이 감소하더라도 주택을 사려는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집값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25를 기록했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년 뒤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들의 전망을 나타내는 지표로, 100을 웃돌수록 현재보다 집값이 오를 것으로 예상하는 소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집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았지만 현재는 주택가격의 방향성에 대한 시장의 심리가 상승 쪽으로 크게 기울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 규제뿐 아니라 물가와 금리, 공급 등 주택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연구원도 “고금리와 대출총량 관리 강화로 가계의 주택 구매력은 낮아졌지만 전월세 매물 부족과 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가용 자금 범위에서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가격 접근성이 높은 서울 중하위 지역과 외곽을 중심으로 가격 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특히 “현재 강남3구에 한정되어 나타나고 있는 가격 조정과 매물출회 현상이 얼마나 지속될지가 관건”이라며 “기타 지역 대비 강남3구의 가격 매력도가 커지게 된다면 한강벨트 등 인근 지역에서 강남 3구로 갈아타기 하려는 수요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처럼 한강벨트 이하 지역들의 가격 조정폭이 미약하고 중하위 지역의 가격 강세가 지속된다면 서울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대세 하락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며 “강남3구에 한정된 이벤트성 조정 장세로 끝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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