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시효 최대 15년 연장·교육청 입찰 감시 강화
자진신고해도 가격재결정 등 시정조치 감면 제외
공정거래위원회 전경.ⓒ뉴시스
반복적으로 담합을 벌인 사업자에 대해 영업정지나 등록취소까지 가능하도록 제재가 대폭 강화된다. 의약품 제조·수입업, 석유정제·판매업, 여객·화물운송업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17개 업종이 대상이다.
28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반복·고질적 담합을 근절하기 위한 5개 입법과제를 패키지로 추진하기로 했다. 공정거래법과 17개 개별법 개정안은 당정협의 직후 발의할 예정이다.
핵심은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등록취소·영업정지 제도 도입이다. 5년 이내 2회 이상 담합한 사업자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관계기관에 등록취소나 영업정지 등을 요청할 수 있도록 공정거래법을 개정한다.
관계기관은 개별법에 따라 실제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된다. 적용 대상은 안전·생명, 에너지·산업, 환경, 운송 분야 17개 업종이다.
이 가운데 소방시설업, 전기공사업, 설계·감리업, 측량업 등 4개 개별법 적용 업종에는 등록취소와 영업정지가 모두 가능하도록 한다. 의약품 제조·수입업, 고압가스제조업, 계량기제조·수리업, 석유정제·수출입·판매업, 승강기 제조·수입·유지관리업, 폐기물처리업, 여객운송업, 화물운송업 등 나머지 업종에는 영업정지 제도를 도입한다.
담합 처분시효도 늘어난다. 조사에 착수하지 않은 담합의 처분시효를 위반행위 종료일부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한다. 조사 개시 이후 적용되는 5년의 처분시효를 합치면 최대 처분 가능 기간은 현행 12년에서 15년으로 길어진다.
교육 분야 입찰 담합 감시도 강화한다.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BRIAS)에 정보를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기관에 교육청을 추가한다. 현재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지방공기업 등이 대상이지만 교육청은 포함돼 있지 않다.
BRIAS는 입찰방식, 입찰참가자 정보, 투찰일시, 투찰률·낙찰률 추이, 평가점수 등을 분석해 담합 징후를 포착하는 시스템이다. 50억원 이상 공사 입찰과 1억원 이상 물품·용역 입찰 정보를 수집한다. 교육청 발주 입찰정보는 지난 4월부터 조달청의 임의 협조를 통해 연계되고 있다.
담합으로 왜곡된 가격을 되돌리기 위한 가격재결정명령의 법적 근거도 명확해진다. 현행법상 '그 밖의 필요한 시정조치'와 심사지침을 근거로 가격재결정명령을 내리고 있지만 사업자가 가격을 충분히 낮추지 않았을 때 시정조치 불이행으로 볼 수 있는지가 불분명하다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공정거래법에 '담합 전 경쟁을 회복하는 수준'으로 가격을 재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할 방침이다. 가격재결정명령은 올해 인쇄용지, 밀가루, 전분당 담합 사건 등에 활용됐다.
담합 자진신고자에 대한 혜택도 일부 축소한다. 현재 1·2순위 자진신고자는 과징금, 고발뿐 아니라 시정조치도 감면받을 수 있다. 개정 이후에는 과징금과 고발에 대한 감면 혜택은 유지하되 시정조치 감면은 없앤다.
당정이 반복 담합 제재 강화에 나선 배경에는 주요 민생 품목에서 장기간 담합이 되풀이된 문제가 있다. 올해 상반기 적발된 설탕, 밀가루, 전분당, 인쇄용지 관련 담합 매출액은 20조원대다.
설탕의 경우 2007년 제당 3사의 15년간 가격 담합이 제재됐지만 올해 다시 제당 3사의 4년간 3조2000억원대 담합이 적발됐다. 밀가루 역시 2006년 8개 제분사의 5년간 가격·생산량 담합이 제재된 뒤 올해 7개 제분사의 6년간 5조8000억원대 담합이 적발됐다.
인쇄용지도 2004년, 2014년, 2016년에 이어 올해 6개 제지사의 4조원대 가격 담합이 적발됐다. 당정은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시장 퇴출 가능성을 높이고 적발부터 시정까지 제재 체계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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