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에 백진현 전 ITLOS 소장
요르단·싱가프로와 경쟁
백진현(가운데) 전 국제해양법재판소 소장.ⓒ뉴시스
우리나라가 오는 11월 치러지는 국제사법재판소(ICJ) 재판관 선거에서 사상 첫 한국인 재판관 배출에 도전한다.
26일 외교부에 따르면 오는 11월3일 개최 예정인 ICJ 재판관 선거에서 백진현 전 국제해양법재판소(ITLOS) 소장이 후보로 나선다.
ICJ는 유엔의 주요 사법기관으로, 국가 간 법적 분쟁을 해결하고 유엔 총회·안전보장이사회 등의 요청에 법적 문제에 대한 권고적 의견을 제시한다.
유엔해양법협약의 해석·적용에 관한 분쟁을 다루는 ITLOS나 집단살해죄·전쟁범죄 등 중대 국제범죄 혐의를 받는 개인을 수사·재판하는 국제형사재판소(ICC)와는 관할과 성격에서 차이가 난다.
한국은 ITLOS와 ICC에는 설립 초기부터 관여해 재판관을 배출했지만 1945년 설립된 ICJ에는 아직 진출하지 못했다.
한국이 1991년에야 유엔에 가입했고, 그사이 지역별 의석 배분 등 오랜 관행이 형성된 점 등이 작용했다는 게 외교부 측의 설명이다.
백 전 소장은 2009∼2023년 ITLOS 재판관으로 활동했고, 그중 2017∼2020년에는 소장을 지냈다. 현재 서울대 명예교수이자 국립외교원 국제법센터 고문을 맡고 있다. 국제법학술원(IDI)의 유일한 한국인 종신회원이기도 하다.
다만 첫 한국인 ICJ 재판관 배출까지는 치열한 경쟁을 넘어야 한다. 오는 11월3일 열릴 예정인 선거에서는 임기가 만료되는 5석을 놓고 한국을 포함한 8개국 후보가 경쟁한다.
규정상 지역별 의석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간의 지역 안배 관행을 고려하면 아시아 몫으로 예상되는 1석을 두고 한국과 싱가포르, 요르단 후보가 사실상 경쟁하는 구도다. 해당 의석은 그동안 아시아에서도 주로 서남아시아와 중동, 동남아시아 출신에게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 후보들의 경력도 만만치 않다. 요르단의 마흐무드 다이팔라 흐무드는 현직 ICJ 재판관으로 재선에 도전한다. 국제법위원회(ILC) 의장을 지냈으며 유엔대사로도 오랜 기간 활동했다. 현직 재판관이 재선에서 탈락하는 사례가 드물다는 점에서 이른바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후보로 평가된다.
싱가포르는 레나 리 국제법 담당 대사를 후보로 내세웠다. 리 대사는 국가관할권 이원지역 해양생물다양성(BBNJ) 협정을 위한 정부간회의 의장으로 약 5년간 협상을 이끌며 국제무대에서 인지도를 쌓았다.
반면 한국은 중동·아랍권이나 아세안(ASEAN)과 같이 결집된 지지를 기대할 수 있는 뚜렷한 지역적 기반이 없다는 점이 상대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다만 외교부는 후보 개인의 역량과 각국의 지지 여부뿐 아니라 지역별 경쟁 구도와 실제 투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선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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