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세수 활용·국회 통제 범위 놓고 공방
107조6000억원 구조조정·교부체계 개편도 쟁점
기획예산처. ⓒ데일리안DB
올해 4분기 나라살림은 2027년도 예산안과 미래대응기금의 국회 처리에 좌우될 전망이다. 사상 처음 820조원을 넘어선 본예산과 162조원대 새 기금이 동시에 심사대에 오르면서 늘어난 재정 여력을 어디에 쓰고 어떻게 통제할지가 연말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23일 기획예산처 등에 따르면 내년 총지출은 올해 본예산보다 12.8% 증가한 820조9000억원으로 편성됐다. 총수입은 880조8000억원, 국세수입은 584조4000억원으로 전망됐다.
역대 최대 수준으로 지출을 늘리면서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올해 3.9%에서 내년 0.1%로 낮추고 국가채무비율도 51.6%에서 48.3%로 떨어뜨린다는 계획이다.
4분기 국회 심사에서 가장 주목받을 사안은 미래대응기금이다. 정부는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최근 10년 내국세 추세를 웃도는 세수를 기금에 적립해 내년 최소 162조3000억원 규모로 출범시킨다는 구상이다.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분야에 투자하고 경기 악화 때 일반회계로 전출하거나 국채 발행을 줄이는 재정안정화 장치로도 활용한다.
기금 출범을 위해서는 국회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미래대응기금 설치법안은 지난 3일 국회에 제출돼 재정경제기획위원회에 회부됐다. 국가재정법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지방교부세법 개정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어느 한 법안이 수정되거나 처리되지 않으면 기금 설계 자체가 바뀔 수 있는 구조다.
쟁점은 '추가세수'를 어떻게 정의하고 통제할지다. 정부안은 일정한 세입 추세를 웃도는 세수와 세입예산을 초과한 세수를 기금에 적립할 수 있도록 했다.
야당 일각에서는 국채 상환 등에 활용하던 초과세수를 별도 기금에 넣을 경우 국회의 예산심의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도 관련 쟁점을 분석해 10월 말 2027년도 예산안 분석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107조6000억원 규모의 지출구조조정도 4분기 심사의 또 다른 축이다. 재량지출에서 38조6000억원을 줄이고 의무지출에서는 69조원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전체 내역사업의 10%가 넘는 2100여개 사업도 폐지 대상으로 잡혔다.
다만 의무지출 절감액 대부분은 지방교부세 30조5000억원과 지방교육재정교부금 32조5000억원의 산정 방식 개편에서 나온다. 세수 증가에 따라 자동으로 늘어나는 지출을 제도적으로 조정하는 방식이어서 이를 사업 감축과 같은 구조조정으로 볼 수 있는지를 놓고 논쟁이 예상된다.
특히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은 이미 충돌이 시작됐다. 정부는 내년도 교부금을 78조8718억원으로 편성하고 새 산식에서도 전년보다 총액이 감소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전국 교육감들은 올해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하면 내년도 증가율은 3.2%에 그치고 인건비와 기존 세입 감소를 고려하면 실제 교육재정 여건은 나빠질 수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예산안은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심사를 거쳐 12월 2일까지 본회의에서 처리해야 한다. 4분기 재정 기상도는 결국 821조원 규모 지출을 유지하면서 미래대응기금과 교부체계 개편까지 예정대로 관철할 수 있는지에 따라 방향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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