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센느 역주행 이끈 ‘안원잘부’·서인영 이면 끌어낸 ‘개과천선 서인영’ 등
스타와 스타 제작진의 협업이 키우는 시너지
지상파의 엄숙함을 거부하며 ‘거칠게’ 출발했던 웹예능이 스타 PD들 손을 거쳐 연예인 브랜딩의 대표 주자로 진화했다. 날것의 매력으로 시청자를 저격하는 것을 넘어, 정교한 기획이 더해진 셈이다.
꾸밈없는 매력의 그룹 god 박준형의 길거리 인터뷰로 예측 불가능한 재미를 선사한 ‘와썹맨’과 방송인 장성규의 거침없는 입담으로 직업 체험의 신세계를 연 ‘워크맨’은 1세대 웹예능으로 꼽힌다. 이들을 향한 호평이 웹예능의 가능성을 연 시작점이었다.
길거리 인터뷰 또는 직업 체험 등으로 TV 예능프로그램의 틀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있었다. 여기에 날것 그대로의 박준형, 장성규가 완성한 ‘B급 감성’을 가미한 것이 웹예능의 시초였다. 두 프로그램 모두 JTBC의 디지털 콘텐츠 스튜디오 룰루랄라에서 제작하며 완성도도 놓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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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유튜브 콘텐츠를 제작하는 지금은 방향성이 달라졌다. 웃음에 방점을 찍었던 TV 예능프로그램 형식의 변주를 넘어, 이제는 연예인의 토크쇼나 일상을 좇아가는 브이로그 등 ‘편안한’ 밥친구가 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이 과정에서 고착화된 이미지를 세탁하고, 역주행을 이끌어내는 ‘정교한 기획 상품’으로 웹예능이 진화하고 있다.
먼저 토크로 가성비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와썹맨’, ‘워크맨’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방송인 유재석과 신동엽 등 베테랑 MC들은 유튜브에서 매주 새로운 게스트를 초대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영화, 드라마 공개 전, 홍보 차 토크에 나서는 마케팅도 TV에서 유튜브로 ‘대세’가 옮겨갔다. 토크는 아니지만, 방송인 박미선과 박명수 등 베테랑 예능인들이 자신들의 역량을 살려 미션을 수행하고, 취향을 나누는 유튜브 채널도 한 축을 차지했다.
2021년 ‘공부왕 찐천재’를 통해 홍진경이 다시금 주목받고, 2022년 ‘국민 MC’ 유재석이 채널 ‘뜬뜬’의 주인공이 되면서, 연예인들의 유튜브 진출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됐다. 지금은 예능인을 넘어, 아이돌 멤버부터 시니어 배우까지. 다수의 스타들이 유튜브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제작진의 역할이 자연스럽게 부각 됐다. 진행 능력, 예능감을 탑재한 베테랑 방송인을 넘어, 인지도를 바탕으로 한 여러 분야의 스타들이 유튜브 시장에 진입하면서 제작진의 기획 능력과 진행 실력이 콘텐츠의 인기에 기여 중이다.
허니비스튜디오 이석로 PD는 ‘공부왕 찐천재’로 홍진경의 허술함을 극대화한 데 이어, 선우용녀와 서인영의 채널을 통해 당당한 시니어의 라이프스타일과 털털한 면모를 보여줬다. 언급한 세 채널 모두 50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다. 특히 단순한 인터뷰를 넘어 PD가 직접 질문을 던지며 대화를 이끌고, 때로는 타박을 던지며 스타의 숨은 매력을 끌어내는 ‘적극적인 개입’으로 PD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를 실감하게 했다.
더 퍼널의 지성환 PD가 연출자로 활약 중인 ‘숙쓰러운 이미숙’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지 PD는 특유의 유쾌한 매력으로 배우 이미숙과 티키타카를 주고받으며 그의 허술하면서도 털털한 반전 매력을 끌어내고 있다. MBC D.콘텐츠제작팀이 소녀시대 효연에게 ‘가짜 효연’이라는 부캐적 설정을 부여하고, 방송이 낯선 인하대 정일영 교수와 끊임없이 소통하며 전개를 이끄는 방식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주목을 받아 대세 그룹이 된 리센느 역시 하나의 예시가 됐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를 통해 보여준 거제 출신 원이와 경주 출신 제나의 사투리 티키타카가 온라인상에서 회자가 되며 역주행 발판을 마련했다. 이때 윤성원 PD는 “거제와 경주에도 스타벅스가 있냐”는 질문으로 그들의 분노를 끌어내는가 하면, 일본인 멤버 미나미의 고향 방문을 통해 ‘청춘 영화’를 방불케 하는 성장 서사를 보여주며 기획력을 인정받았다. 리센느는 음악 방송이나 TV가 아닌, 유튜브 예능으로 팬덤을 유입시킨 대표적인 사례가 됐고, 이 채널을 연출한 윤성원 PD는 단번에 스타 PD가 됐다.
한 웹예능 PD는 “이제 시청자는 방송사 브랜드나 연예인 이름값으로 콘텐츠를 선택하지 않는다”며 “나의 취향에 맞는 출연자를 선택하는데, 그래서 출연자의 어떤 이면을 포착해 어떤 서사로 보여주는지, PD의 역량이 중요해진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출연자 활약을 담는 것을 넘어, 출연자와 ‘스타 PD’의 전략적 협업이 유튜브 시장에서 중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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