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밀어 단상서 떨어뜨렸는데…대법, 만 7세 '학폭' 인정 안 한 이유 [디케의 눈물 369]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9.21 21:30  수정 2026.09.2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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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밀어 무릎 타박상…1심은 "다칠 수 있다는 것 알았을 것"

대법 "행위 경중·발생 경위·연령·관계·선도 필요성 종합해야"

법조계 "저연령, 무조건 학폭 아닌 것 아냐…공격 의도 등 살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또래 친구를 80cm 높이 단상 아래로 밀어뜨려 다치게 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의 행위에 대해 대법원이 학교 폭력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가해 학생의 연령이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군 측이 지역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를 상대로 낸 학교폭력 재결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전날 밝혔다.


A군은 초등학교 1학년이던 2023년 3월 방과 후 배드민턴 수업 중 약 80㎝ 높이의 무대에서 떨어져 무릎 타박상을 입었다. A군의 부모는 같은 반 B군이 A군을 밀어 다쳤다며 그해 12월 학교폭력으로 신고했다.


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이듬해 B군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며 서면사과 조치를 의결했고, 교육장은 서면사과 조치를 했다. B군 측은 이에 불복해 조치를 취소해달라며 행정심판을 냈고,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학교폭력으로 보기 어렵다며 조치를 취소하는 재결을 했다.


이에 A군 측은 행정심판위원회 재결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1심은 B군의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봤다.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라면 그 높이에서 또래 아동을 밀면 떨어져 다칠 수 있다는 것과 그런 행동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알았으리라는 이유에서다.


반면 2심은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은 "만 7세에 불과했던 B군을 법에 따른 조치로 선도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정도에 이르렀거나, 학교폭력으로 의율해야 할 정도로의 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도 "어떤 행위가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할 때는 그 행위가 학교폭력 정의에 문언상 부합하는지 여부뿐 아니라 행위의 경중, 발생 경위나 전후 사정, 피해·가해 학생의 연령이나 관계 등을 고려한 피해 학생의 보호 및 가해 학생의 선도·교육의 필요성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법조계에선 이번 판결에 대해 학교폭력 해당 여부를 판단할 때 피해가 발생했다는 결과만으로 결론을 내릴 것이 아니라, 행위 당시의 구체적인 상황과 학생의 발달 단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저연령 학생의 경우 성인이나 고학년 학생과 동일한 기준으로 행위의 의미와 책임을 평가하기 어려운 만큼, 학교폭력 절차가 교육적 해결에 적합한 사안인지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는 취지다.


김희란 법무법인 대운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폭행이나 상해의 외형을 갖췄다는 이유만으로 학생들 사이의 모든 충돌을 학교폭력으로 규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볼 수 있다"며 "고의성이나 위험성뿐 아니라 사건이 발생한 경위와 일회성인지 반복적인지, 평소 학생들의 관계와 피해 정도, 학교폭력 절차를 통한 선도·교육이 실제로 필요한 사안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 7세와 같은 저연령 학생이라고 해서 싸움이나 폭행이 절대 학교폭력이 될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며, 반복적으로 피해 학생을 괴롭혔거나 공격 의도가 명확하고 피해 정도가 중하다면 학교폭력으로 판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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