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회원, 벤치프레스 운동 중 바벨 깔려 사망…1심, 헬스장 직원 무죄
법조계 "체육지도자 배치 의무 위반과 사망 사이 인과관계 유무 따져야"
"헬스장 책임 전혀 없다고 보기 어려워…민사상 손해배상 별도 인정 여지"
"2심, 조기발견 시 생존 가능성 추가 입증 등 이뤄지면…다른 결론 가능성"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헬스장 벤치프레스 운동 중 70kg 중량의 바벨에 25분 동안 목이 눌려 숨진 헬스장 회원 사고와 관련해 1심 법원이 헬스장 대표와 트레이너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법조계에선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주의의무 위반과 사망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엄격하게 입증돼야 하는 만큼 1심의 법리 판단은 이해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25분 동안 사고를 발견하지 못한 경위와 안전관리 실태 등을 고려하면 국민 법감정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항소심에서 관련 사실관계가 보다 면밀히 심리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3단독(김수홍 부장판사)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부산의 한 헬스장 대표 정모씨와 트레이너 김모씨에게 최근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지난 2024년 12월20일 오후 1시께 40대 회원 김모씨는 헬스장 3층에서 혼자 약 70㎏ 중량의 벤치프레스 운동을 하던 중 무게를 이기지 못해 바벨에 목이 눌렸다. 김씨는 목이 눌린 채 약 25분간 방치됐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사고 일주일 만에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숨졌다.
검찰은 체육시설법상 일정 규모 이상의 헬스장은 체육지도자를 의무 배치해야 하나 대표가 이를 어긴 채 헬스장을 운영했고, 트레이너 역시 이용자의 상태를 관찰하고 응급상황에 대처할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고 봤다. 체육시설법은 운동 전용면적이300㎡ 이하인 헬스장에는 체육지도자 1명 이상,300㎡를 초과하는 시설에는 2명 이상을 배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들이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고 당시 체육지도자가 있었어도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위험이 상존하는 수영장 등과 달리, 위험성이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는 헬스장에서 CCTV를 통해 이용자의 사고 여부를 수시로 확인할 주의 의무가 트레이너 등에게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또 "질식 상태가 약 5분만 지속돼도 사망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상황을 인지했다고 하더라도 (이용자가) 사망하지 않았을 것이라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항소한 상태다.
부산지방법원. ⓒ연합뉴스
전문영 변호사(법무법인 YK)는 "업무상과실치사죄 유무죄를 판단할 때는 체육지도자 배치의무 위반 자체보다는 그 위반과 사망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가 문제된다"며 "체육지도자를 배치하였더라면 사고 또는 사망 결과를 방지할 수 있었다는 점까지 합리적 의심 없이 입증되지 않아 무죄가 선고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정향)는 "업무상과실치사죄는 업무 관련성과 주의의무 위반, 사망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모두 인정돼야 성립한다"며 "법리적으로는 1심 판단을 이해할 여지가 있지만, 일반 국민 입장에서는 25분 동안 사고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을 쉽게 납득하기 어려워 법감정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판결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소심에서는 헬스장 측이 안전관리 의무를 다했는지, 조기 발견이 가능했는지, 초기 대응이 있었다면 사망 결과를 막을 수 있었는지 등을 보다 면밀히 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희란 변호사(법무법인 대운)는 "이번 무죄 판결은 형사책임을 엄격하게 판단한 결과일 뿐, 헬스장의 책임이 전혀 없다는 의미로 보기는 어렵다"며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은 별도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체육지도자 배치 의무 위반이 형법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다시 판단하고, 안전관리 의무의 범위 등에 대한 추가 입증이 이뤄질 경우 1심과 다른 결론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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