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주재 美대사관서 비공개 접촉…오만 정부가 주선
후티 "美·이스라엘 선박 공격 않겠다"…사우디 선박은 제외
사우디 군사지원 요청엔 선 그은 美…예멘전 확전 부담
이란군의 미사일들이 위장막으로 가려진 발사대에 배치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와 비밀리에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 지원군을 밀어내고 홍해의 전략적 요충지를 장악하는 가운데 미국은 사우디의 군사지원 요청에는 선을 그으면서 후티와 직접 협상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 5명을 인용해 미국 관리들이 지난 주말 오만 수도 무스카트에서 후티 대표단과 비공개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소식통 3명은 회담 장소가 무스카트 주재 미국대사관이었다고 전했다. 중동 분쟁에서 중재자 역할을 해온 오만 정부가 회담을 주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측은 회담에서 미국 선박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지난해 미국과 체결한 휴전을 계속 준수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스라엘 선박과 일반 상선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사우디 선박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미국 측에서는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했고 후티 측에서는 미국의 제재 대상인 무함마드 압둘살람 수석 협상대표와 압둘말리크 알아지리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국무부는 회담 개최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다만 "홍해의 항행 자유를 보호하고 중동에서 테러리즘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은 미국의 핵심 이익"이라고 밝혔다.
이번 접촉은 후티가 최근 예멘 홍해 연안을 따라 대규모 공세에 나선 직후 이뤄졌다. 후티는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을 밀어내고 모카항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페림섬 등을 장악했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연결하는 세계 해운의 핵심 길목이다.
특히 사우디가 후티의 공세를 막기 위해 미국에 군사 지원을 요청한 상황에서 양측의 비밀 접촉이 이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미국은 정보 협력 등 간접 지원은 이어가고 있지만 직접적인 군사 개입에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이란과의 전쟁으로 상당한 군사 자원을 투입하고 있어 예멘 전선까지 개입하는 데 부담이 큰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2일 후티가 미국에 연락해 예멘 전쟁에 개입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3월 후티를 외국테러조직(FTO)으로 지정했지만 같은 해 후티에 대한 약 두 달간의 공습 이후 5월 휴전에 합의하는 등 협상 채널은 유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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