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만났다"와 "들은 바 없다" 사이
범여권 연합 구상에 셈법 분주
민주당 내부도 "확정안 아니다"
혁신당 "유신 이전으로 돌아가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와 선거제 개편 등을 고리로 '진보 대통합'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관련 제안을 받거나 사전 접촉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김 대표가 거론한 15석을 놓고도 혁신당은 당론인 10석을 고수하며 근거를 따져 물었다. 접촉 여부와 기준선 양쪽에서 인식차가 드러나면서 대통합 선언은 시작부터 파열음을 냈다.
김 대표는 16일 민주당TV에서 "진보 정치 세력의 맏형으로서 어떻게 실현할까를 제시하고, 실제 실현해야 되는 단계에 왔다고 본다"며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합리적 선거제 도입, 결선투표제, 경쟁력 중심의 후보 단일화를 방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각 당을 돌았고 다 만나서 어느 정도 공감대를 얻었다. 식사도 한 번 했다"며 "조국혁신당도 그렇고 각 진보정당도 그렇고 15석 정도가 처음에 하기에는 현실적이고 수용 가능하지 않냐, 이렇게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날 대전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이미 각 당, 진보정당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범계 대통합추진단장이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각 진보 3당과 조국혁신당에 대한 접촉을 해주실 것"이라고 해, 앞서 언급한 만남의 성격은 분명치 않았다.
조국혁신당은 즉각 선을 그었다. 이날 공보국 공지를 통해 "민주당 지도부와 정치개혁, 연대와 통합 관련 공식·비공식 접촉을 한 바 없고 제안한 사실도 없다"며 교섭단체 기준을 유신 이전인 10석으로 낮추고 원탁회의 선언문 이행과 정치개혁협의체 구성, 제3차 원탁회의 개최 등 구체적 로드맵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한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김민석 대표 취임 이후 사전 소통이 이뤄진 적은 없다"며 "조국혁신당을 제외하고 진보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과 오찬 회동을 했던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과거 원탁회의 제2차 선언문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요건 완화에 대한 포괄적 공감대는 있었고, 당시 혁신당은 10석을, 민주당 측은 "겸임 상임위를 제외한 상임위 수에 맞춘" 14석 안을 거론했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김 대표의 발언이 15석에 대한 합의가 아니라는 설명이 나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데일리안에 "15석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는 의미는 아니고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이라며 "15석을 확정적으로 제안한 느낌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석에서 갑자기 절반인 10석으로 낮추는 것은 너무 급격하다는 느낌이 있을 수 있다"며 "15석이면 범여권 정당들이 연합 형태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고 실익도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당내에서 구체적 논의가 있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12석인 조국혁신당은 10석으로 완화되면 독자 교섭단체를 꾸릴 수 있지만, 15석이면 다른 진보정당과 손을 잡아야 한다. 이들은 단독 구성이 목적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국회 원내교섭단체 '20석 기준'은 1973년 박정희 독재정권이 야당을 옥죄기 위해 도입한 유신의 잔재"라며 "이 기준을 10석으로 낮추는 것은 비교섭단체에 대한 거대 정당의 '시혜'나 '은전'이 아니라, 왜곡된 의회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정상화'"라고 밝혔다.
다만 입장차가 곧 협상 불발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조국혁신당 관계자는 "당대표가 말만 던져놓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면서도, 민주당이 15석을 당론으로 제시할 경우 "내부적으로 조금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여지를 열었다. 박범계 단장과의 접촉은 아직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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