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텔 없어 헛간이나 뒷산…콘돔 1개도 못 써" 탈북여성이 폭로한 실태

이지희 기자 (ljh4749@dailian.co.kr)

입력 2026.09.16 11:36  수정 2026.09.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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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의 부재와 가부장적인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어 여성들이 일방적이고 억압적인 연애 및 성문화를 겪고 있다는 탈북 여성들의 증언이 나왔다.


ⓒ뉴시스

유튜브 채널 'BBC News 코리아'가 지난 13일 공개한 영상에는 탈북 여성들이 북한의 성 인식과 연애 문화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북한에서 학교나 사회에서 공식적인 성교육이나 피임 교육이 전혀 제공되지 않아 성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을 잘 알지 못한 채 성인이 되는 경우가 있다고 전했다.


한 탈북 여성은 "성욕이라든가 오르가즘이라든가 이런 단어 자체를 남한에 와서 처음 알았다"고 밝혔다.


피임용품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증언도 나왔다. 콘돔이 판매되기는 하지만 가격이 비싸 일반 주민들이 구매하기에는 부담이 크고 1개 가격이 4명의 한 끼 식사비에 맞먹는 수준이라는 것. 남성들이 콘돔 사용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연인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열악하다. 여성들은 북한에 모텔과 같은 숙박시설이 없어 연인들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산이나 헛간, 창고 등을 찾는 경우가 있다고 증언했다.


여성들은 가부장적 문화가 여성들의 삶을 제약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성이 가정과 사회에서 우선적으로 대접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게 남아 있고 남성의 외도나 가정 내 폭력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분위기가 존재한다고 전했다.


이처럼 법적 사회적 제약으로 인해 부당한 대우를 받더라도 관계를 정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고 이혼을 하게 되더라도 남성보다는 여성의 잘못으로 몰고가는 분위기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탈북 여성은 "남한에서 존중받는 관계를 경험하면서 내가 사랑받고 있음을 느꼈다"며 "동시에 북한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살아온 지난날이 너무 서글펐다"고 고백했다.


전주람 서울시립대 교수는 "북한 사회에서는 '성욕'뿐 아니라 개인의 '욕구'라는 개념 자체가 희미하고 남성 위주의 관계가 이뤄지면서 여성들이 자기 몸이 무엇을 원하는지 인식하기 어려운 구조"라고 분석했다.


최설 북한대학원대학교 심연북한연구소 객원연구원은 "위계질서 속 꽉 막힌 북한의 성 생활은 단순한 습관이 아니라 훨씬 더 큰 문제의식에 맞닿아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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