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후보자엔 전방위 엄호 나서
범진보 연대 대상 용혜인엔 사퇴 권유
'총리실 韓 사찰 논란'에 당 차원 반박
"金 대권 가도 위해 정치적 바운더리 만드는 듯"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무위원 후보자(법무부 장관 후보자 김승원) 인사청문회에서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전방위 엄호에 나서고 있다. 김승원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검증할 증인 채택을 막은 데 이어, 의혹 자료를 공개한 무소속 한동훈 의원을 겨냥한 공세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한 의원이 제기한 국무총리실 직원의 '사찰' 논란과 관련해서도 정부·총리실을 방어하는 논리를 폈다. 반면 범진보 연대 대상으로 거론됐던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에게는 사퇴를 권유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내 편'과 '내 편이 아닌 인사'를 두고 서로 다른 대응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증인과 참고인 없이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이른바 '코로나 치료제 식약처 로비 의혹' 등을 검증하기 위해 증인 44명과 참고인 4명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한 명도 채택하지 않았다. 이에 국민의힘은 핵심 의혹에 대한 실체 규명이 불가능한 '맹탕 청문회'라고 반발했다.
민주당은 증인 채택을 막은 이유로 검찰 수사와 법원 판단을 들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김의겸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의 코로나 신약 임상시험 승인 로비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2년 넘게 11명의 검사를 동원해 탈탈 털었고, 법원이 관련된 부분에 대해 이미 무죄를 내린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후보자는 국회 청문회보다 100배, 1000배 혹독한 검찰 청문회를 거쳤다"며 "다시 증인 채택을 통해 이 문제를 정치 공방으로 삼는 것은 너무 소모적이라는 차원에서 증인 문제를 정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수사와 법원 판단을 근거로 추가 검증의 필요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도 김 후보자 방어에 총력을 기울였다. 한병도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청문회 직전까지도 본질과 동떨어진 자극적인 언사로 김 후보자를 모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을 겨냥한 발언 수위는 더욱 높았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김 후보자 관련 사건에는 규명해야 할 무거운 의혹이 있다.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 이 수사가 어떻게 시작되고 확대됐는지다"라며 "(한 의원은) 윤석열과 함께 정치검찰의 전성기를 만들었던 윤석열의 황태자, 윤석열과 함께 정치적 사망선고 받았어야 할 정치검찰의 망령이 아직도 윤석열과 함께했던 시절의 망동을 되풀이하는 걸 언제까지 두고봐야 하는가"라고 비난했다.
법사위 소속 박균택 의원도 한 의원을 향해 "관심의 중심에서 서고 싶어 하다 이제 수사의 중심에 설 사람이 있다. 바로 한 의원"이라며 "늘 자신을 드러내고 관심을 받는 데 집착해온 사람이다. 관종(관심종자)은 그의 타고난 습성"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방어 논리는 김 후보자 의혹을 제기한 자료의 내용보다 입수 경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와 수사자료가 검찰에서 불법 유출된 것인지부터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야당은 자료의 입수 경위와 별개로 녹취에 담긴 내용과 김 후보자 관련 의혹을 검증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태도는 최근 용혜인 의원을 둘러싼 대응과도 대비된다. 용 의원은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의원·장관 겸직 논란과 기본소득당 사당화 의혹, 배우자의 당직 및 급여 문제, 과거 언더조직의 성차별 묵인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지명 2주 만인 지난 13일 자진 사퇴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용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하는 기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성준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국민의 눈높이에서 엄중히 바라보고 있다"며 "지도부를 중심으로 당내외 평가와 의견을 비상하게 취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석 대표의 비서실장인 김태선 의원은 용 의원 사퇴 이후 "비례대표 겸직 문제가 법적 위반은 아닐지라도 국민적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면이 있었다"며 김 대표의 자진 사퇴 권유를 전달했다고 공개했다.
민주당 소속인 김 후보자에게는 적극적인 방어막을 치면서, 범진보 연대 대상으로 거론됐던 타당 소속 용 의원에게는 사퇴를 권유한 셈이다.
여기에 한 의원이 제기한 국무총리실 직원의 '사찰' 논란에서도 민주당은 정부·총리실 방어에 나섰다. 앞서 총리실 소속 A과장은 지난 10일 한 의원의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신분을 밝히지 않은 채 질문했다. 이후 A과장이 총리실 직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당 의원에 대한 사찰 아니냐는 논란이 제기됐다.
한성숙 국무총리는 지난 11일 "공직자로서 야당 국회의원의 기자회견 자리에서 신분을 정확히 밝히지 않고 질문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었다"고 밝혔고, 총리실은 전날 해당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한 의원의 '사찰' 주장을 정치적 공세로 규정했다. 전은수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3일 서면 브리핑에서 "총리실 직원 개인의 부적절한 처신을 '사찰'로 부풀리는 정치적 오버를 멈추길 바란다"며 "총리의 지시도 없었고, 계획적인 잠입도 아니었으며, 조직적인 사찰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민주당의 대응을 두고 당내에서는 해명과 다른 해석이 나왔다. 한 민주당 의원은 "소위 '내 편'이라고 하는 사람에게만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는 것은 인정할 수 없다"며 "용 의원의 경우 김 후보자보다 국민적인 반대 여론이 컸고, 논란이 된 의혹 역시 국민 눈높이에 더 동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총리실 직원 논란에 대해서는 "총리실을 엄호했다기보다 이상한 잣대를 적용하는 한 의원을 비판했던 것"이라며 정부 방어가 아니라 한 의원의 정치적 공세에 대한 대응이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반면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민석 지도부의 대응에 대해 다른 분석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김민석 지도부가 들어선 뒤 김 대표가 자신의 대권 가도를 위해 '내 편'을 적극적으로 엄호하고 포용하면서 본인의 확실한 정치적 바운더리를 만드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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