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투자자, 2641억 국제투자분쟁 완패…정부 최종 승소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입력 2026.09.13 15:19  수정 2026.09.13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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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약 2641억원 규모의 배상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연합뉴스

중국인 투자자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했던 국제투자분쟁(ISDS)에서 정부의 배상 책임이 없다는 판정이 확정됐다.


중재판정에 불복해 낸 취소신청마저 기각되면서, 정부는 약 2641억원 규모의 배상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13일 법무부에 따르면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취소위원회는 지난 12일 오전 5시25분(한국시간) 민씨의 중재판정 취소신청을 전부 기각했다.


취소위원회는 오히려 민씨에게 정부가 취소절차에서 쓴 소송비용 약 15억1283만원과 지연이자를 물어주라고 명령했다.


이번 분쟁은 펑전 민씨가 중국 베이징의 화푸빌딩을 매입·개발하는 과정에서 받은 국내 대출을 둘러싸고 불거졌다.


민씨는 2007년 10월 국내에 특수목적법인 파이코리아를 세우고, 우리은행이 주선·지급보증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로 3800억원을 조달했다.


이후 파이코리아가 대출을 갚지 못하자 채권을 넘겨받은 우리은행은 담보로 잡아둔 회사 주식을 처분했다.


민씨는 이에 반발해 민사소송을 냈지만 2017년 7월 대법원에서 패소가 확정됐다.


여기에 더해 민씨는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우리은행 임직원에게 금품이나 이익을 건넨 혐의로 형사재판까지 받아 같은 해 3월 유죄가 확정된 상태였다.


민씨는 우리은행의 주식 매각과 국내 민·형사 재판 과정이 한·중 투자협정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2020년 8월 ISDS를 제기했다.


처음 요구한 배상 규모는 약 2조원에 달했으나,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청구액이 2641억원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그럼에도 2024년 5월 원 중재판정부는 민씨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판정부는 민씨의 회사 설립과 주식 취득 자체가 금융기관 임직원에게 금품을 제공해 대출을 따내려던 불법 계획의 일환이었다고 판단했다.


이런 투자는 애초에 투자협정의 보호 대상이 될 수 없어 판정부에 관할권이 없다고 보고 청구를 모두 기각했으며, 민씨에게 정부 측 소송비용 약 49억1260만원과 이자를 지급하라고 명령한 바 있다.


민씨는 같은 해 9월 다시 한번 반격에 나섰다. 원 판정부가 투자협정과 국내법을 잘못 해석했고, 자신에게 충분히 변론할 기회를 주지 않았으며, 판정 이유에도 누락과 모순이 있다는 이유로 취소를 신청한 것이다.


그러나 ICSID 취소위원회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 판정부의 협정 해석이 합리적이었고, 민씨 측에도 충분한 변론 기회가 보장됐으며, 판정 이유 역시 명확했다고 판단했다.


ICSID의 취소절차는 사실관계와 법률적 판단을 다시 따지는 일반 항소심과는 성격이 달라, 판정부의 명백한 권한 일탈이나 중대한 절차 위반처럼 제한된 사유가 인정돼야만 기존 판정을 뒤집을 수 있다.


법무부는 "이번 결정으로 국내법상 위법한 투자는 ISDS에서 보호받지 못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소송비용 환수에 최선을 다하는 한편, 청구인 측과 협의해 취소결정문 등을 가능한 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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