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외국인 관광객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방한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성수동과 여의도 등으로 넓어지고 있지만, 실제 지갑을 여는 곳은 여전히 명동·소공동이 있는 서울 중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중구에서 발생한 외국인 신용카드 쇼핑업 지출액은 5684억원으로, 전국 외국인 쇼핑 지출액(2조3606억원)의 24.1%를 차지했다.
쇼핑업 지출액은 백화점, 아울렛, 면세점, 대형마트, 편의점, 기념품점 등에서 외국인이 해외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을 뜻한다.
중구의 비중은 1년 전보다 오히려 커졌다.
지난해 2분기 중구 외국인 쇼핑 지출액은 2739억원으로 전국(1조3686억원)의 20.0%였다.
전국적으로 외국인 쇼핑 소비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중구의 증가 속도가 더 가팔라, 점유율이 1년 만에 4.1%포인트 뛰었다.
대형 쇼핑시설로 좁혀보면 쏠림은 더 확연하다.
2분기 중구의 외국인 대형쇼핑몰(백화점·아울렛·대형마트) 지출액은 3855억원으로 전국(1조156억원)의 38.0%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8.6%(1639억원/5722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10%포인트나 상승한 수치다.
중구에는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본점, 시내 면세점, 패션·뷰티 플래그십 매장이 밀집해 있다.
관광객들의 동선 자체는 성수·여의도 등으로 다양해졌지만, 명품과 화장품, 패션 상품을 실제로 구매할 수 있는 인프라는 여전히 중구에 집중된 구조다.
백화점·면세점·로드숍을 한자리에서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외국인 대상 결제·세금 환급 편의시설까지 갖춰져 있어, 다른 상권을 둘러본 관광객이 고가 상품이나 면세품을 사기 위해 결국 명동·소공동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기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롯데멤버스가 관광공사 데이터를 가공한 결과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된다. 올해 5월 방한 외국인 소비액 중 명동의 비중은 27.8%에 달했지만, 성수는 5.7%, 잠실은 4.6%, 여의도는 3.2%에 머물렀다.
방문객 증가율만 놓고 보면 신흥 상권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2분기 중구의 외국인 방문자는 지난해 2분기 대비 25.5% 늘었지만, 성수동이 있는 성동구는 60.2%,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는 27.6% 증가해 중구를 웃돌았다.
성수는 패션·뷰티 팝업스토어와 카페를, 여의도는 대형 복합쇼핑몰과 한강 관광 수요를 앞세워 외국인 유입을 늘리고 있지만, 이런 방문 증가가 곧바로 쇼핑 지출 확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즉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은 신흥 상권으로 빠르게 분산되는 반면, '소비'는 명동·소공동으로 다시 집중되는 이중적 구조가 나타나고 있다.
관광 상권의 외연은 넓어지고 있지만, 구매력 높은 쇼핑 수요를 흡수하는 핵심 상권으로서 명동의 영향력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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