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26] 로봇 손짓에 TV·가전이 한데 움직였다…LG AI홈 현장

베를린(독일) = 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6.09.04 10:00  수정 2026.09.04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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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세탁기 넘어 TV·HVAC까지 한 공간에…31개 가전 'AI 오케스트라'

거실·주방·욕실 통째로 구현해 AI홈 시연…부스 46%는 B2B 상담 공간

홈로봇 LG클로이드가 31개 가전제품들로 구성된 'AI 오케스트라' 를 지휘하고 있다.ⓒ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냉장고와 세탁기, TV를 줄지어 세워놓은 익숙한 가전 전시장은 없었다. 대신 거실과 주방, 욕실, 드레스룸이 들어섰고 그 안에서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에너지 관리 시스템이 하나처럼 움직였다. LG전자가 올해 IFA에서 보여주려는 것은 개별 제품이 아니라 제품들이 연결된 '공간'이었다.


IFA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3일(현지시간) 찾은 메세 베를린 LG전자 부스는 지난해보다 한층 넓어진 AI홈 생태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냉장고와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 중심이었다면 올해는 TV와 모니터, 노트북, 에어컨, HVAC까지 전시 제품군을 넓혔다.


변화는 입구부터 드러났다. 홈로봇 'LG 클로이드'를 중심으로 총 31개 가전제품을 반원 형태로 배치한 'AI 오케스트라'가 관람객을 맞는다. 클로이드가 지휘자처럼 중앙에 서고 각종 가전이 오케스트라 연주자처럼 둘러싼 형태다.


지난해 비슷한 콘셉트의 전시가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면 올해는 올레드 TV와 스탠바이미, 노트북, 에어컨까지 무대에 올렸다. 집 안에 존재하는 여러 제품을 하나의 AI홈 아래 조율한다는 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실제 부스 안으로 들어가면 제품 하나하나보다 '공간'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LG전자는 거실과 주방, 욕실, 드레스룸을 실제 주거공간처럼 꾸미고 씽큐(ThinQ)와 AI홈 허브 '씽큐 온'을 통해 여러 가전이 함께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IFA 2026 LG전자 부스 내부.ⓒ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거실에서는 TV와 생활가전이 하나의 생활 환경을 만들고, 주방에서는 냉장고와 조리기기 등이 연동된다. 드레스룸에는 세탁기와 건조기, 스타일러를 한데 배치해 가구와 밀착되는 빌트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초프리미엄 브랜드 LG 시그니처 전시도 단품보다 패키지에 무게를 뒀다. 거실에는 77형 투명 올레드 TV를 배치하고, 주방에는 후드와 쿡탑, 월오븐, 식기세척기를 하나의 주방 솔루션처럼 구성했다. 소비자가 집을 꾸밀 때 여러 제품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어 선택하도록 하는 '락인' 효과까지 노린 전략이다.


AI홈은 B2C를 넘어 B2B 사업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LG전자는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와 온수탱크 등을 연결해 집 안 에너지 흐름을 보여주고, 이를 유럽 AI홈 플랫폼 '호미'와 연동해 에너지 사용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건설사를 겨냥한 'LG 씽큐 프로'도 전시했다. 관리자가 세대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도 관제 시스템을 통해 각 가정의 제품 작동 상태와 에너지 사용, 고장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LG전자는 올해 북미에서 씽큐 프로를 처음 출시한 데 이어 향후 다른 국가에서도 건설사 납품용 패키지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시가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도록 부스 구성도 바꿨다. LG전자는 전체 전시 공간의 46%를 유통업체와 건설사 등 거래선과 상담할 수 있는 B2B 전용 공간으로 할애했다. 제품을 보고 끝나는 전시회가 아니라 사업 논의까지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의도다. LG전자 류주현 HS마케팅커뮤니케이션담당은 "고객이 부스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고 더 많은 대화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비즈니스 미팅으로 이어지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TV 두께가 1cm 이하다. 제품은 LG전자의 W-OLED 제품.ⓒ데일리안 임채현 기자

제품 자체의 기술력도 곳곳에서 강조됐다. TV 전시장에서는 올레드와 LCD 제품을 나란히 놓고 블랙 표현과 색 재현력을 비교할 수 있도록 했고, 두께 10㎜ 이하 TV 등 디자인 경쟁력도 내세웠다. 1000Hz 주사율을 구현한 LCD 게이밍 모니터와 무선 오디오 등도 전면에 배치했다.


생활가전에서는 단순 성능 경쟁을 넘어 사용 환경을 고려한 아이디어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센서가 머리카락과 드라이어 사이 거리를 감지해 모발 온도를 약 55도로 유지하는 헤어드라이어가 대표적이다. 제품을 내려놓으면 대기모드로 전환되고 5분 이상 사용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전원을 끈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올해 IFA에서 보여주는 변화는 결국 '무엇을 만드느냐'에서 '제품을 어떻게 묶어 팔 것이냐'에 있다"고 강조했다. 개별 가전의 AI 기능을 앞세웠던 경쟁에서 벗어나 제품과 공간, 에너지 관리, 서비스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만들고 이를 소비자뿐 아니라 건설사와 유통업체에도 판매하는 구조다.


유럽의 오래된 가전 브랜드들과 경쟁해야 하는 LG전자 입장에서는 개별 제품의 성능뿐 아니라 집 전체를 아우르는 솔루션 경쟁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IFA를 계기로 AI홈과 에너지 관리, B2B 솔루션을 묶은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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