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함께"라더니 입단속부터
신중론에 돌아온 "배은망덕"
손잡기도 전에 쌓인 불신
합당보다 급한 신뢰 회복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를 예방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직후 조국혁신당과의 연대를 "무조건"이라고 못 박았지만, 양당은 대화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공개 충돌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에 신중론을 펴자 민주당 지도부가 "배은망덕"이라고 반발하면서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갈등은 공소취소에 대한 견해차를 넘어 연대의 방식과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김 대표가 내건 '큰 텐트'가 연대 상대의 독자적인 목소리까지 수용할 수 있느냐는 질문도 나온다.
김 대표는 이날 유튜브 민주당TV '민티07'에서 "조국혁신당에는 창구를 개설했으니 대화를 시작하자"며 "합당 여부는 완전히 미정이고 합당과 연대는 다 열려 있는데 연대는 무조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국혁신당에 대해서는 연대를 저해하는 언급은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 공보국은 방송 뒤 이 발언에 대해 "조국혁신당이 양당의 연대를 저해할 수 있는 언급을 자제해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민주당이 타당을 대하는 태도를 문제 삼았다. 임명희 조국혁신당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소통 문화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약속했다"며 "타당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소통의 품격도 높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도 이날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서 조 원장이 공소취소에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법 개정이 필요한 것은 법을 개정하고, 공소취소가 필요한 부분은 사실관계를 더 확인하자는 것"이라며 "빌드업을 제대로 해서 하자는 얘기"라고 했다.
조 원장은 앞서 1일 공소취소가 필요한 사건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도 사건별 재판 단계와 법률적 조건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소취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가능하고, '조작기소'를 이유로 취소하려면 감찰이나 수사로 증거부터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다. 윤석열 검찰의 수사로 기소된 문재인 정부 인사들의 사건까지 포괄해야 한다고도 했다.
민주당은 이를 정치적 공격으로 받아들였다. 박선원 최고위원은 전날 세종시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배은망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며 "동지의 언어일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 민주당 의원도 데일리안에 "조국혁신당 주장이 법리적으로는 대체로 맞는다"면서도 "왜 현시점에 이 문제를 꺼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충돌 전부터 양당 사이에는 불신이 쌓여 있었다. 김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흡수합당'을 언급해 조국혁신당의 반발을 샀다. 취임 직후에는 사전 협의 없이 대통합추진단과 산하 조국혁신당 담당 분과 구성을 발표했다. 박범계 추진단장이 양당의 실무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돼 사과하기도 했다.
신 대표는 이날 "대통합추진단 출범을 언론에서 알았다"며 "어떻게 연대할지, 어떤 원칙으로 할지 사전 조율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의 확장 구상을 두고는 "가치가 분명하지 않은 덩치 키우기로는 성공할 수 없다"며 "남의 집 우물에서 물 몇 바가지를 떠 온다고 내 우물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양당이 말하는 연대의 의미에도 차이가 있다. 김 대표는 민주·개혁 진영뿐 아니라 중도와 보수까지 포괄하는 '더 큰 민주당'을 구상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민생에는 협력하고, 개혁은 경쟁하며 민주주의를 위해 철벽같이 연대한다"는 입장이다.
조국혁신당은 이날 대선 당시 개혁·진보 5당 원탁회의에서 합의한 교섭단체 요건 완화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의 이행 계획부터 제시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임 대변인은 "앞으로 협의할 문제가 아니라 이미 5당이 합의한 선언"이라며 "민주당은 합의 이행을 위한 로드맵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올해 초에는 합당에 적극적인 의견이 많았지만 현재는 양측 모두 의지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조국혁신당을 정치적 동반자로 인정하고 예우하는 것과 합당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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