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 1·8부두, ‘채울 콘텐츠’가 관건…해사법원 유치 승부수

장현일 기자 (hichang@dailian.co.kr)

입력 2026.09.03 11:23  수정 2026.09.03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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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항만 공간 재개발 본격화…관광·상업시설만으로는 한계

인천항 내항 전경 ⓒ IPA 제공 ⓒ

인천 제물포구의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사업 부지에 사람과 기업을 끌어들일 핵심 거점, 이른바 ‘앵커시설’ 확보가 최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해운·물류산업과 연계성이 높은 해사국제상사법원 본청을 내항에 유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인천 내항 1·8부두 재개발 사업의 실시계획을 승인했다. 오랜 기간 항만 기능에 묶여 있던 공간을 시민 친화적인 도시공간으로 전환하고 관광과 업무, 산업 기능을 결합하는 대형 도시재생 사업이다.


문제는 개발 이후다. 대규모 부지에 상업시설과 관광시설을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지속적인 유동인구와 경제활동을 만들어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내 주요 항만재개발 사례에서도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 안정적인 수요처를 확보한 지역을 중심으로 주변 개발이 확산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산 북항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북항 2단계 사업에는 부산지방합동청사 건립이 추진되고 있으며, 부산본부세관과 부산출입국·외국인청 등 주요 기관의 이전이 예정돼 있다. 인근 옛 부산진역사에는 해사법원 임시청사도 들어설 예정이다.


반면 민간투자에만 의존한 일부 개발지역은 사업 추진이 늦어지면서 공공기관을 먼저 배치해 주변에 투자와 상권을 끌어들이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천 내항 1·8부두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아무리 정교한 개발계획을 세우더라도 실제로 공간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주체가 부족하면 대규모 시설이 들어선 뒤에도 지역 활성화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해사법원 본청 유치가 내항 재개발의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해사법원은 해운과 선박, 조선, 해상보험 등 해양산업을 둘러싼 전문 분쟁을 다루는 기관이다. 법원이 들어서면 관련 법률서비스는 물론 보험·중재·감정 등 연관 분야의 업무 수요가 발생해 주변에 관련 기업과 전문기관이 모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인천은 인천항을 중심으로 해운·물류산업 기반이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도 해사법원과의 연계성이 높다는 평가다. 내항 재개발과 해사법원을 결합할 경우 단순한 항만 공간 재편을 넘어 해양산업과 법률서비스가 결합된 새로운 업무 거점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제물포구에는 이미 해사법원 임시청사 유치가 확정됐다. 옛 중구의회 청사 부지에 조성될 임시청사는 2028년 3월 개원을 목표로 준비되고 있다.


제물포구는 임시청사의 운영 경험을 향후 본청 유치의 기반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내항과 가까운 곳에 법원이 들어서는 만큼 법률·해양산업 관련 기능이 실제로 어떻게 연계되는지를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내항 1·8부두 재개발의 성패는 시설의 규모나 외관보다 개발 이후에도 사람들이 찾고 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관광객을 위한 공간과 시민 편의시설에 더해 안정적인 상주 수요를 가진 공공기관과 전문산업을 배치해야 장기간 침체된 원도심에 새로운 경제활동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찬진 제물포구청장은 “내항 1·8부두가 단순한 관광공간에 머물지 않고 사람과 기업이 지속적으로 모이는 도시 거점으로 거듭나야 한다”며 “해사법원 임시청사의 성공적인 정착을 지원하는 한편 본청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항을 해양산업과 법률서비스가 결합하는 새로운 성장거점으로 만들어 제물포구의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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