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AI홈·AI리빙 앞세워 유럽 시장 공략
휴머노이드 런웨이에 中 900여곳 집결…가전 경계 밖으로 확전
지난해 9월 5일부터 9일(현지시간)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IFA 2025 전시장ⓒ데일리안DB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가 인공지능(AI) 가전을 넘어 로봇과 모빌리티, 에너지 관리까지 아우르는 '생활 AI'의 격전장으로 변하고 있다. 집 안의 가전을 연결하는 데 그쳤던 AI가 실제 공간을 인식하고 움직이는 로봇으로 확장되면서 미래 생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업체들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AI 리빙'과 'AI 홈'을 앞세워 유럽 소비자 공략에 나선다. 여기에 중국 가전업체와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들이 대거 출격하면서 올해 IFA에서는 기존 한·중 가전 경쟁이 피지컬 AI와 스마트 생태계 영역으로까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2일 업계에 따르면 IFA 2026은 오는 4일부터 8일까지 독일 베를린 메세 베를린에서 열린다. 49개국 1900개 이상의 브랜드가 참가하는 올해 행사의 주제는 'The Future is Now'다. IFA 역시 AI와 스마트홈뿐 아니라 로보틱스와 미래 기술을 핵심 전시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모델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6 개막에 앞서 2일부터 6일까지 훔볼트 카레(Humboldt Carré)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 입구에 관람객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는 콘셉트로 설치된 '포털(Portal)'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LG, 'AI가전' 넘어 생활 전체 연결
삼성전자는 올해 메세 베를린을 벗어나 베를린 중심부의 훔볼트 카레에 단독 전시관을 마련한다. 2일부터 6일까지 '당신의 AI 일상 동반자(Your companion to AI Living)'를 주제로 엔터테인먼트와 홈, 케어 등 일상 전반을 연결하는 'AI 리빙' 경험을 선보인다.
마이크로 RGB TV와 '비전 AI 컴패니언', 비스포크 AI 패밀리허브, 후드일체형 인덕션, 고효율 세탁기부터 갤럭시 신제품까지 제품군을 한데 묶는다. 개별 제품에 AI 기능을 넣는 것을 넘어 TV와 가전, 모바일, 헬스 서비스를 연결해 사용자의 생활을 보조하는 방식이다.
메세 베를린에서는 '삼성 크리에이터 허브'도 운영한다. 스마트싱스 기반 자동화 기능을 게임처럼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등을 통해 삼성의 AI 생태계를 직접 체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LG전자는 메세 베를린 18홀에서 'Innovation in Tune With You'를 주제로 전시관을 꾸린다. 지난해 선보인 'AI 가전 오케스트라'를 한 단계 확장해 제품과 서비스, 에너지 관리가 사용자의 생활 방식에 맞춰 함께 작동하는 AI 홈을 보여준다.
유럽 시장 특성도 적극 반영한다. LG전자는 냉장고에 먼저 적용했던 'Fit & Max' 솔루션을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까지 확대하고, 고효율 가전 제품군도 전면에 내세운다. 상대적으로 좁은 주거 공간과 높은 에너지 비용을 고려해 공간 활용과 전력 절감을 AI 홈의 실질적인 가치로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휴머노이드가 런웨이에…'피지컬 AI' 전면 부상
올해 IFA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로봇이다. 미래 기술 전시관 'IFA Next'에는 스타트업과 기업, 연구기관 등 약 300곳이 참가한다. IFA는 올해 이 공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휴머노이드와 로봇 응용 기술을 선보이겠다고 예고했다. 로봇이 가정과 서비스, 헬스케어, 산업 현장에서 실제로 사람과 함께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오는 5일에는 사람 대신 로봇이 무대를 걷는 'Robots on the Runway'도 열린다. 유니트리(Unitree), 애지봇(Agibot), 딥로보틱스(DEEP Robotics), 엔진AI(EngineAI), 두봇(Dobot Robot) 등 로봇 업체들이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 등을 무대에 올려 보행과 동작 제어 기술을 시연한다.
이는 AI 경쟁이 화면과 애플리케이션 안에서 현실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가전이 사용자의 명령을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직접 움직이며 일을 수행하는 '피지컬 AI'가 가전 산업의 새로운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는 셈이다.
ⓒ샤오미
中 900여개사 베를린 집결…가전 넘어 로봇·모빌리티로
중국 업체들의 확장도 올해 IFA의 핵심 관전 포인트다. IFA 참가를 등록한 중국 기업은 900곳을 웃돌아 전체 참가사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보다 200곳 이상 늘어난 규모다.
TCL과 하이센스 등 전통적인 중국 TV·가전 업체뿐 아니라 샤오미, 로보락, 드리미 등도 제품군을 빠르게 넓히며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IFA에 처음 참가하는 샤오미는 'The Surging Wave of AI'를 주제로 역대 최대 규모의 'Human × Car × Home' 생태계를 전시한다. 스마트폰과 스마트홈, 자동차 등 380개 이상의 제품을 한 공간에 선보이며 AI가 각각의 기기를 넘어 생활 전체를 연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구상이다.
로봇청소기로 성장한 업체들도 집 밖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로보락은 로봇청소기와 습건식 청소기뿐 아니라 로봇 잔디깎이와 무선 수영장 청소 로봇 등을 전시한다. 청소 로봇에서 시작한 기술을 정원과 야외 공간까지 넓히는 모습이다.
유럽 업체들도 안방 수성에 나선다. 밀레는 AI 카메라로 식기의 종류와 적재 상태를 파악하는 'G8' 식기세척기와 AI 기반 요리 도우미 '컬리너리코치' 등을 선보인다. 제품 스스로 상황을 판단하고 작동하는 자동화에 무게를 싣는다.
국내 중견업체들도 유럽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하츠는 후드와 인덕션에서 싱크볼, 수전, 음식물처리기까지 제품군을 확장해 주방 전체를 하나의 솔루션으로 제시하고 현지 사업 가능성을 점검할 예정이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