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공제 12억원·세 부담 상한 150% 현행 유지
20억원 안팎 일부 주택, 종부세 과세 대상서 제외 예상
실거주 중심 세제·양도세 강화 지속…고가주택 매물 압박 여전
서울 시내의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내년 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완화하기로 하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액을 현행 공시가격 12억원으로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거주를 중심으로 세제 혜택을 강화하는 정책 방향은 유지돼 주택시장 흐름 자체가 전환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일 국무회의에서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을 공시가격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낮추려던 계획을 철회하는 내용의 ‘2026년 세제개편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은 현행 12억원으로 유지된다. 비거주 부부 공동명의 1주택자의 1인당 공제액도 8·3 세제개편안에 담긴 4억원에서 6억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종부세 세 부담 상한 역시 당초 150%에서 200%로 높이려던 계획을 철회하고 현행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정부가 실거주 집주인을 두텁게 보호하고 부동산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방향으로 세제개편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거주 1주택자들의 반발이 커지자 마련됐다.
현재는 1주택자라면 거주 여부와 상관없이 공시가격 12억원의 종부세 기본공제를 적용받는다.
하지만 당초 개편안에는 실거주 1주택자의 공제액을 14억원으로 높이는 동시에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투기 목적이 아니라 자녀 취학이나 부모 봉양, 전근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못하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급격히 커질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가 한발 물러서면서 8·3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세 부담 강화를 우려해 급매물을 내놨던 일부 집주인도 매도 여부를 다시 고민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 중개업소 관계자는 “서초구 일대에서는 호가가 5% 이상 떨어지는 분위기가 이어지기도 했다”며 “기본공제 기준이 완화되면 비거주 1주택자들의 내년 세금이 일부 줄어들 수 있어 매물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작구 중개업소 관계자도 “서울 전반을 놓고 보면 강남 3구보다 마포나 동작구 등이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종부세 과세 대상 자체에서 벗어나는 집주인들도 꽤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실거주 1주택자를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과 세제를 정상화하겠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은 그대로 유지됐다. 이에 종부세 기본공제 조정만으로 시장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양도소득세 공제 한도를 10억원으로 제한하고 비거주 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유지된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X(옛 트위터)를 통해 정부 세제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고가 비거주 1주택의 종부세 변경, 다주택 또는 초고가 주택의 종부세 변경, 특히 비거주 1주택, 초고가 주택 및 다주택의 양도세 감면 축소를 간과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전문가들도 이번 조치를 매물 출회를 압박하는 요인이 일부 완화된 수준으로 평가했다.
심형석 법무법인 조율 수석전문위원은 “시세 기준 15억~20억원 사이 아파트의 세 부담이 완화될 수 있지만 강남권은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여당에서도 1주택자에 대해서는 구분을 두지 말자고 건의했지만 기본공제에 이 내용이 충분히 반영되지는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비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 충격은 줄였지만 실거주 중심 세제개편 방안은 유지됐다”며 “당초 예상됐던 절세 목적의 매물 출회나 집주인의 직접 거주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주택시장에 큰 방향 전환이 나타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고가주택 시장에서의 매물 출회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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