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용 검사, 국조특위 측이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 일부 공개
대법원 2009도10645 판결,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허위공문서작성죄,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
법조계 "형사처벌은 불가능" vs "허위 내용 알고도 기재했다면 고의 인정"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혐의 등으로 고발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가 지난 27일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공공범죄수사대로 출석하고 있다.ⓒ연합뉴스
국회 국정조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한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에 대한 고발장에 사건과 무관한 판례가 인용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허위공문서작성죄 성립 여부가 관심을 얻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단순한 착오나 검증 소홀만으로 처벌하기 어렵다는 의견과 실제 결정에 없는 내용을 대법원 판시로 기재한 경위를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28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박 검사는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국회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측이 경찰에 제출한 고발장 일부를 공개했다.
고발장에는 대법원 2009도10645 판결이 "증언거부권은 증인이 이미 선서를 마친 후 개별적인 질문에 대해 행사하는 것이지 선서 자체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를 근거로 박 검사의 선서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사건은 선서·증언거부와 무관한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으로 전해졌다. 임금 미지급 혐의로 기소된 업체 대표에 관한 사건으로, 고발장에 적힌 선서거부권 관련 판단은 담겨 있지 않다.
논란은 고발장 작성 경위와 형사책임 문제로 번졌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인공지능(AI)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생성하는 이른바 'AI 환각' 가능성을 제기했다. 박 검사는 "국회의 고발장은 공문서이기 때문에 허위공문서 작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고발장 작성 과정에서 AI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박상용 인천지방검찰청 부부장검사. ⓒ연합뉴스
형법 제227조는 공무원이 행사할 목적으로 직무에 관한 문서를 허위로 작성하거나 변개한 경우 7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한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고발장이 누구의 명의로, 어떤 결재 과정을 거쳐 작성됐는지가 먼저 확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성권한이 있는 공무원이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인식했는지도 핵심 쟁점이다.
김소정 변호사(김소정 변호사 법률사무소)는 "허위공문서작성죄는 고의범만 처벌하며 형법상 과실로 잘못 작성한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발장에 인용된 판례는 수사기관을 법적으로 구속하지 않고 수사기관이 타당성을 직접 검토하는 만큼, 작성자가 판례 오류를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조작했다는 점을 입증하기 어렵기에 "형사처벌은 불가능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반면 문수정 변호사(법률사무소 수정)는 "판례 문구 자체를 지어냈기 때문에 허위 내용은 맞다고 본다"며 "우선 고발장 작성 명의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공문서인지도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변호사는 "국회 명의로 제출된 고발장이 맞다면 작성자가 판례 내용이 허위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할 경우 국회 스스로 권위를 실추시키는 것이고, 알고도 기재했다면 허위공문서 작성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도 "국회의 고발장이라면 허위공문서작성죄 적용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작성자가 고발장을 읽지 않고 AI를 믿었다고 주장한다면 고의를 인정해 처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대법원은 법령을 잘못 적용했더라도 전제가 된 사실관계에 거짓된 기재가 없다면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시해 왔다. 결국 문제의 문구가 단순한 오류에 그치는지, 대법원이 하지 않은 판단을 실제 판시처럼 적은 허위 기재에 해당하는지가 관건이다. 후자로 판단되더라도 작성자가 판시 내용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처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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