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DB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 방안 공개
지난해 DB형 수익률 3.5%…DC·IRP보다 절반 이하
근로자 수급권 보호를 위한 최소적립금 기준 충족의 중요성 및 효과. ⓒ고용노동부
229조원에 달하는 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몰리면서 수익률이 임금상승률에도 못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운용수익률은 기업의 추가 적립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은 26일 DB형 퇴직연금의 운용 관행과 수익률 제고 방안을 공개했다. 2025년 말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 501조4000억원 가운데 DB형은 45.7%인 228조9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DB형은 근로자가 퇴직할 때 받을 급여가 사전에 정해지고 사용자가 재원을 외부에 적립해 운용하는 제도다. 운용 손익은 기업에 귀속되며 기업이 퇴직급여 지급에 필요한 최소적립금을 확보해야 한다.
5년 수익률 15.9%…임금상승률보다 3%p 낮아
문제는 DB형 적립금이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지나치게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2025년 기준 DB형 적립금의 91.9%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됐다.
이에 따라 지난해 DB형 수익률은 3.5%에 그쳤다. 같은 기간 확정기여형(DC)은 8.5%, 개인형퇴직연금(IRP)은 9.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장기 수익률도 임금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최근 5년간 DB형 누적 수익률은 15.9%였지만 같은 기간 누적 임금상승률은 18.9%로 3%포인트(p) 높았다.
DB형은 임금이 오르는 만큼 기업이 쌓아야 할 퇴직급여도 함께 늘어난다. 적립금 운용수익이 임금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부족분은 결국 기업 부담으로 돌아간다.
월급이 300만원에서 330만원으로 오른 경우 기존 적립금 1800만원의 수익률이 5%에 그치면 기업은 부족분 90만원을 추가로 채워야 한다. 해당 연도에 새로 발생한 퇴직급여 330만원도 사용자가 별도로 적립해야 한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이미 2022년부터 적립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하고 적립금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하지만 제도 도입 이후에도 DB형 적립금의 원리금보장형 편중은 이어지고 있다.
퇴직급여 지급시점보다 짧은 적립금 운용
기업이 부담할 수 있는 위험은 낮은 수익률에 그치지 않는다. 노동부와 금감원은 퇴직급여 부채와 운용자산의 투자기간이 크게 다른 점도 기업의 추가 적립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지난해 근로자의 평균근속연수는 7.1년이다. 반면 DB형이 투자한 원리금보장형 상품 가운데 만기가 3년 이내인 상품은 83%로, 정부는 자산의 평균 운용기간을 2~3년 수준으로 보고 있다.
퇴직급여를 지급해야 할 시점과 적립금의 평균 운용기간 차이가 큰 상황에서 할인율이 떨어지면 퇴직급여 부채가 운용자산보다 더 큰 폭으로 늘어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줄이기 위해 기업 근로자의 임금상승률 이상으로 목표수익률을 정하고, 퇴직급여 지급 시점에 맞춰 자산의 투자기간과 배분 구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300인 미만 사업장도 퇴직연금사업자에게 컨설팅을 요청할 수 있다. 사업자는 목표수익률 설정과 자산배분 등에 대한 자문을 제공한다.
금감원은 퇴직연금사업자에게 기업 대상 컨설팅을 강화하도록 독려한다. 오는 10월께 발표할 퇴직연금 가이드북에도 DB형 운용 관련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DB형 사업장 가운데 최소적립금을 충족하지 못한 곳을 대상으로 정기감독을 실시하고 과태료 부과 등 제재를 병행할 계획”이라며 “최소적립금을 충족하지 못하면 최대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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