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보다 가벼운 미세플라스틱이 바닷속에 가라앉는 이유

장정욱 기자 (cju@dailian.co.kr)

입력 2026.08.26 10:30  수정 2026.08.26 10:31

KIOST, 플라스틱 침강 원리 규명

플랑크톤 종류 따라 침강량 달라져

미세 플라스틱 침하 원인 규명 이미지.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바다 표면에 떠 있어야 할 가벼운 미세플라스틱이 깊은 바다로 가라앉는 주요 원인이 식물플랑크톤의 분비물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 생태위해성연구부 백승호 박사 연구팀은 25일 식물플랑크톤이 내뿜는 점액이 미세플라스틱을 엉겨 붙게 만들어 심해로 침강시킨다는 사실을 현장 규모 실험(메조코즘)을 통해 규명했다고 밝혔다. 기존 실험실 중심 연구와 달리 실제 해양 환경을 본떠 현장에서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은 경남 거제 앞바다에 지름 1m, 깊이 2.5m 크기 원통형 수조 5개를 설치하고, 바닷물과 식물플랑크톤을 채운 뒤 질소와 인 등 영양염 농도를 다르게 투입했다. 비가 내릴 때 연안과 하구의 영양염 농도가 변하는 자연조건을 재현한 조치다.


실험 사흘째부터 영양염 농도에 따라 식물플랑크톤의 증식 속도와 우세 종이 갈렸다. 영양염이 풍부한 수조에서는 규조류가 빠르게 늘었다. 부족한 수조에서는 다른 종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연구팀이 각 수조에 미세플라스틱 3000만 개를 넣고 침강량을 측정한 결과, 플라스틱 침강량은 플랑크톤의 단순 총량이 아닌 종류에 따라 달라졌다.


플랑크톤 개체 수가 가장 많았던 수조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의 11.6%만 가라앉았다. 개체 수가 그 절반에 불과했던 수조에서는 34.1%가 바닥에 쌓였다.


이 같은 차이는 종별 특성에서 비롯됐다. 규조류는 번식이 빠르고 수명이 짧아 죽을 때 점액을 많이 배출한다. 이 점액이 미세플라스틱과 뭉쳐 무거운 덩어리를 만들면서 침강을 촉진했다.


반면 수명이 비교적 긴 와편모조류는 점액 분비량이 적어 미세플라스틱을 덩어리로 뭉치게 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플랑크톤 점액이 이틀 안에 생성되고 열흘가량 지나 덩어리를 형성하며, 이 덩어리가 하루 평균 80m 속도로 침강한다는 점도 확인했다.


백승호 박사는 “그동안 미세플라스틱의 이동은 입자가 얼마나 무겁고 작은지를 중심으로 예측해 왔다”라며 “앞으로는 미세플라스틱의 이동 경로를 예측하고 관리 대책을 세우는 데 있어 해역별 생물 군집 정보까지 고려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계절과 해역마다 우세한 종류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관찰해, 미세플라스틱이 어디로 이동하고 어디에 쌓이는지를 규명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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