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기 상급종합병원 누가 꿰찰까…병원가 '자리 경쟁' 치열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24 10:48  수정 2026.08.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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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증환자 비율 상향·경증환자 축소…지정 기준 강화

제주 독립 진료권역 분리…도내 첫 상급종합병원 주목

권역응급의료센터 가점도 변수…12월 최종 결과 발표

서울시내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적용되는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앞두고 병원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중증환자 진료 비중을 높이고 경증 외래환자를 줄이는 방향으로 지정 기준이 강화되면서 기존 상급종합병원은 지위를 지키기 위해, 신규 진입을 노리는 종합병원은 새롭게 이름을 올리기 위해 진료체계 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기존 서울권에 포함됐던 제주도가 별도 진료권역으로 분리되면서 제주 지역에서 첫 상급종합병원이 탄생할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오는 12월 제6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 7월 한 달간 지정을 희망하는 의료기관의 신청을 받았으며, 이달부터 11월까지 평가를 진행한다. 현재 제5기 상급종합병원은 전국 47곳으로, 제6기부터는 지정 기관이 3~4곳 정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급종합병원은 암과 심뇌혈관질환 등 고난도 중증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국내 최상위 의료기관이다. 진료·교육·인력·장비·시설·환자 구성·의료서비스 등 엄격한 기준을 충족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지정에 따른 혜택도 작지 않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면 일반 종합병원과 동일한 진료를 하더라도 병원 규모에 따라 추가로 받는 종별 가산금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최상위 의료기관이라는 상징성까지 더해져 국책과제나 정부 사업 등에 참여할 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도 병원들이 지정에 공을 들이는 이유로 꼽힌다.


이번 지정평가의 핵심은 중증진료 기능 강화다. 개정된 ‘상급종합병원의 지정 및 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중증환자 진료 비율은 기존 34%에서 38% 이상으로 높아지고, 경증환자 비율은 7% 이하에서 5% 이하로 강화됐다. 중증환자 진료에 집중하고 경증환자는 지역 의료기관으로 분산하는 진료체계를 갖추도록 한 것이다.


인력 기준도 달라진다. 간호사 인력 산정 시 입원환자 1명으로 환산하는 외래환자 수가 기존 3명에서 12명으로 늘어나면서 입원·중증환자 관리에 인력을 집중하도록 했다. 신규 간호사 교육 등을 담당하는 교육전담간호사 배치 기준도 신설됐다.


전체 지정 기관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권역별 소요병상수를 넘어 경쟁이 발생하면 상대평가 결과에 따라 지정 여부가 갈릴 수 있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종합병원과 기존 상급종합병원 모두 안심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의료계가 주목하는 곳은 제주다. 기존 서울권에 포함됐던 제주도가 이번부터 별도 진료권역으로 분리되면서 도내 첫 상급종합병원이 탄생할 가능성이 열렸기 때문이다.


의료계 A 관계자는 “이번 평가에서는 제주 지역의 첫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신규 지정 병원이 늘어날 경우 기존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지위를 유지하지 못하는 곳이 나올 수도 있다”며 “새롭게 진입하려는 병원과 기존 지위를 지키려는 병원 모두 평가에서 우위를 확보해야 하는 만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에서는 제주대병원과 제주한라병원이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병상 규모는 제주대병원이 655병상으로 도내에서 가장 크고, 제주한라병원이 550병상으로 뒤를 잇는다.


서울 시내의 한 대학병원 응급실 앞에 구급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을 둘러싸고 병원 간 경쟁이 치열했던 배경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되면 상급종합병원 평가에서 최대 1.5점의 가점을 받을 수 있어서다. 근소한 점수 차이로 당락이 갈릴 수 있는 상대평가 특성상 병원 입장에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점수다.


의료계 B 관계자는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 여부도 상급종합병원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상대평가에서 1.5점은 결코 작은 점수가 아닌 만큼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염두에 둔 병원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평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시설 투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급종합병원에 요구되는 중증환자 중심의 진료체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적정 환자군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이를 뒷받침할 의료인력과 진료 역량을 지속적으로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료계 C 관계자는 “상급종합병원 제도 자체가 중증환자 진료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그동안 관련 역량을 차근차근 준비해 온 병원들에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시설은 투자를 통해 갖출 수 있지만 환자군은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렵다. 특히 지방 병원들은 전문의를 비롯한 의료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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