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부실 8년 만에 최대…중기 중심 신규 부실 가속화
자금 공급 독려하더니…뒷수습은 금융사 몫으로 떠넘기나
시장에 쌓이는 부실채권…지방 금융사·2금융권 '직격탄'
'생산적 금융' 명분 살리려면…공급 확대 리스크 보완해야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앞으로 얼마나 더 어려워질지 감도 안 오네요..."
최근 지방의 한 상호금융 관계자에게 요즘 상황이 어떠냐고 묻자 돌아온 답이다. 각종 건전성 지표로 확인되는 것보다 현장에서 느끼는 위기감은 훨씬 컸다.
현재 금융권은 8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은 부실채권(NPL) 규모에 시름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을 옥죄는 대신, 첨단산업과 중소기업·소상공인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해 온 이른바 '생산적 금융' 기조의 이면이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18조9000억원으로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체 부실의 80% 이상이 기업대출에서 발생했고, 특히 중소기업 신규 부실채권은 석 달 새 1조2000억원 늘어난 4조5000억원에 달했다.
정책 드라이브에 발맞춰 대출을 늘려온 여파가 고스란히 부실 지표로 되돌아온 형국이다.
이같은 충격은 자금 흡수력이 취약한 2금융권에서 더 크다. 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8.38%, 상호금융은 8.03%에 달한다.
지방 금융사들의 사정은 더 딱하다. 서울·수도권에 비해 매수자를 찾기 어려운 지방 부실채권은 시장에 나와도 제값을 받지 못한 채 쌓여만 간다.
여기에 금리 인상기까지 겹치면서 부실 확대 가능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현장에선 하반기 연체율이 추가로 상승하고, 내년에는 경매 물건까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런데도 당국의 처방은 대개 원론적인 수준에 머문다.
"금융사들이 자율적으로 채권을 매각하고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취지의 주문이 반복될 뿐이다.
물론 리스크 관리의 일차적 책임은 민간 금융사에 있다. 그러나 정책 드라이브를 걸며 자금 공급을 독려할 때와 달리, 막상 부실이 현실화되자 그 뒷수습은 금융사의 몫으로 남겨지는 모양새는 아쉽기만 하다.
생산적 금융이 명분을 얻으려면 그 부작용까지 정부가 함께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
성과와 드라이브는 관(官)이 주도하고, 그에 따른 부실의 후폭풍은 민(民)이 감당하는 구조가 반복된다면 '생산적 금융'을 향한 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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