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 절제 후 당뇨·지방간 위험 낮춘다…맞춤 치료전략 제시

김효경 기자 (hyogg33@dailian.co.kr)

입력 2026.08.19 15:06  수정 2026.08.19 15:07

윤유석 분당서울대병원 교수팀 연구결과

췌장 보존·효소 보충으로 수술 후 대사질환 위험 낮춰

췌장 절제 부위에 따른 대사기능 변화 개념도 ⓒ분당서울대병원

췌장 절제 수술 후 발생하기 쉬운 당뇨병과 지방간질환(지방간)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치료 전략이 제시됐다. 췌장 꼬리 부위를 절제할 때는 정상 췌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혈당 조절 기능 저하를 줄이고, 췌장 머리 부위 절제 후에는 부족해진 소화효소를 약물로 보충해 지방간 발생을 예방하는 방식이다.


19일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윤유석 외과 교수 연구팀은 췌장암·췌담도질환에 따른 췌장 절제 수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당뇨병과 지방간의 예방 전략을 각각 다기관 연구를 통해 검증했다.


췌장은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조절하는 내분비 기능과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는 효소를 만드는 외분비 기능을 함께 담당한다. 암 치료를 위해 췌장 일부를 절제하면 이러한 기능이 저하되면서 당뇨병이나 지방간 등 대사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연구팀은 먼저 췌장 꼬리 부위 절제 후 나타나는 혈당 조절 기능 저하에 주목했다. 췌장 꼬리에는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세포가 많이 분포해 절제 범위가 넓을수록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이에 수술 범위를 정밀하게 조정해 정상 췌장 조직을 최대한 보존하는 전략의 효과를 분석했다.


3개 기관에서 췌장 꼬리암 수술을 받은 환자 320명을 분석한 결과, 일반적인 방식으로 넓게 절제한 환자군과 췌장을 최대한 보존한 환자군 사이에 생존기간과 재발률의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반면 수술 1년 후 당화혈색소(HbA1c)는 일반 절제군이 수술 전보다 0.57%p 상승한 데 비해 보존군은 0.1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혈당 조절 기능 저하를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췌장 머리 부위를 제거하는 췌십이지장절제술 후 발생하기 쉬운 지방간에는 췌장효소 보충 전략을 적용했다. 췌장 머리를 절제하면 소화효소가 부족해져 영양분 흡수가 저하되고 지방간 위험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7개 기관 무작위 대조시험에 참여한 췌십이지장절제술 환자 94명을 분석한 결과, 수술 1년 후 췌장효소를 복용한 환자군의 지방간 발생률은 9.5%로 위약군(23.1%)의 절반 이하로 나타났다. 특히 수술 후 3개월간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지방간 발생률이 특히 높아 적극적인 췌장효소 보충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확인됐다.


윤유석 교수는 “췌장은 우리 몸의 혈당 조절과 소화에 핵심적인 기능을 하는 기관으로, 수술 시 단순 생존율을 넘어 내분비·외분비 기능과 장기적인 삶의 질까지 보존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며 “종양 위치와 절제 가능 범위, 수술 후 체중 변화와 소화기능 등을 종합해 수술 전후 맞춤치료 전략을 세밀하게 설계하면 예후 향상에 크게 도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당뇨병은 고혈당이 지속되면서 혈관과 신경 등에 다양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지방간 역시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지방간염이나 간섬유화 등으로 진행할 수 있어 지속적인 관찰과 관리가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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