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식품노조 지회 소속 700여명 '로그아웃데이'
임금 인상 및 성과보상 체계 '이견'
최대 실적에도 주가 부진
"성과급 확대, 투자자도 고려해야"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성과 보상 체계 개편과 성과급 기준을 요구하며 31일 전일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은 조합원들이 하루 연차·휴무를 사용하는 '로그아웃데이' 방식으로 진행되며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첫 파업이다. ⓒ뉴시스
카카오뱅크 노동조합이 31일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이후 처음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카카오 본사 노사가 전날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카카오뱅크는 교섭이 결렬되면서 예정대로 집단행동을 강행했다.
금융노조가 아닌 카카오 공동체 노조 체계에서 시작된 이번 파업은 IT업계 성과급 논쟁이 은행권으로 확산한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최대 실적과 달리 주가가 장기간 부진한 만큼 성과급 확대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소속 카카오뱅크 노조는 이날 하루 연차와 휴무를 사용하는 '로그아웃데이'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다.
노조는 카카오뱅크 법인 조합원 1000여명 가운데 700명 이상이 이번 파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전자금융감독규정과 영업연속성계획(BCP)에 따라 필수 인력을 운영해 예금·이체·대출 등 주요 금융서비스는 정상적으로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파업은 카카오 공동체 노사 갈등이 카카오뱅크까지 이어진 결과다.
전날 카카오 본사 노사는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카카오뱅크와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은 아직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노사는 임금 인상률과 성과보상 체계를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 이후 노조는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했고, 투표 참여자의 95%가 찬성하면서 첫 파업이 현실화됐다.
업계는 이번 파업의 배경으로 카카오뱅크의 독특한 노조 구조를 꼽는다.
시중은행 노조는 대부분 한국노총 금융노조 산하에서 산별교섭을 거친 뒤 개별 은행이 세부 교섭을 진행한다.
반면 카카오뱅크 노조는 금융노조가 아닌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카카오지회 소속이다.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계열사와 같은 조직 안에서 활동하는 만큼 임금과 성과보상 문제도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노사 이슈와 맞물려 움직이는 구조다.
실제로 최근 산업계 성과급 논쟁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바탕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본격화됐다.
이후 현대자동차, HD현대중공업, LG유플러스 등으로 확산됐고, 카카오 공동체에서도 성과보상 확대 요구가 이어졌다.
다만 금융권에서는 반도체 기업과 은행을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은행 수익은 예대마진 등 금융중개 기능에서 발생하는 만큼 성과급 확대 요구가 자칫 '이자장사로 번 돈을 성과급 잔치에 사용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이 공공성과 건전성을 동시에 요구 받는 산업이라는 점도 일반 IT기업과는 차이를 보인다.
성과급 확대 요구를 바라보는 주주들의 시선도 엇갈린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1873억원을 기록하며 1년 전보다 36.3% 증가했다.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투자 평가이익 등 일회성 요인이 일부 반영됐지만, 역대 최대 실적이다.
반면 주가는 실적과 다른 흐름을 나타낸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직후 장중 9만4400원까지 올랐지만 이후 장기간 하락해 최근에는 2만원대 초반에서 거래되고 있다. 공모가인 3만9000원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 호조로 수십조원의 영업이익을 낸 기업들과 카카오뱅크를 같은 기준에서 비교하기는 어렵다"며 "실적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일회성 요인도 있었고, 회사는 미래 성장 투자와 인건비 부담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가치와 주주수익률이 장기간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 실적만을 근거로 성과급 확대를 요구하는 데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시각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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