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목표 96% 채운 HD한국조선해양…이제는 '슬롯 수익성' 높인다 (종합)

이소영 기자 (sy@dailian.co.kr)

입력 2026.07.29 16:31  수정 2026.07.29 16:31

2분기 영업익 1조6451억원…전년비 72.5% 늘어

조선 영업이익률 18.8%…일회성 없이 수익성 개선

3년 6개월치 일감 확보…고부가 가스선 집중 영업

HD현대삼호가 건조해 2024년 인도한 LNG 운반선 ⓒHD한국조선해양

HD한국조선해양이 고선가 선박의 매출 확대와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70% 넘게 늘렸다. 조선 부문 영업이익률이 20%에 육박한 가운데 HD현대삼호는 22%가 넘는 수익성을 기록했다.


2~3년 전 확보한 고선가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 단계에 들어간 데다 공정 효율까지 높아진 결과다. 상반기에 연간 수주 목표도 사실상 채운 만큼 하반기에는 2029~2030년 인도 슬롯을 수익성 높은 선박으로 채우는 데 맞춰질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8조9270억원, 영업이익 1조6451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2%, 영업이익은 72.5%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8.4%다.


실적 개선을 이끈 것은 조선 부문이다. 조선 부문 매출은 선가 상승과 조업일수 증가, 생산성 개선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11%, 전년 동기 대비 19% 늘었다. 영업이익 또한 전 분기 대비 26%,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평균 원·달러 환율이 전 분기보다 36원 상승하면서 약 300억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가 발생했다”면서도 “후판 가격의 영향은 거의 없었고 별도의 일회성 이익도 반영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계열사 가운데서는 HD현대삼호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졌다. HD현대삼호는 탱커 매출 비중이 늘었음에도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22.5%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상반기 생산 일정은 연간 계획보다 약 10일 빨랐다. 회사는 이를 7~8% 수준의 생산성 향상 효과로 평가했다. 고선가 선박의 매출 비중도 높아졌다. HD현대삼호의 매출 가운데 2024년 수주 물량은 52%, 2025년 물량은 14%를 차지했다. 상대적으로 선가가 높은 2024~2025년 수주 물량의 비중이 HD현대중공업보다 높아 수익성 개선 폭도 커졌다.


HD현대중공업도 조선과 엔진 등 전 사업 부문에서 성장세를 이어갔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각각 7%, 15% 증가했다. HD현대중공업의 2분기 매출은 6조3322억원, 영업이익은 1조399억원으로 집계됐다.


고수익 선박의 건조 확대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HD한국조선해양은 500척이 넘는 수주잔고를 확보해 약 3년 6개월치 일감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2029년 인도 물량과 일부 가스선의 2030년 인도 슬롯을 대상으로 영업을 진행하고 있다.


상반기 수주 실적도 연간 목표에 근접했다. HD한국조선해양 조선 계열사는 상반기에 총 163억8000만 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의 96.2%를 달성했다. HD현대중공업은 이미 연간 수주 목표를 넘어섰다.


선종별로는 ▲초대형가스운반선(VLGC) 38척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7척 ▲부유식 LNG 저장·재기화 설비(FSRU) 1척을 수주했다. 탱커와 컨테이너선, 자동차운반선 등에서도 물량을 확보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부터 수주량을 늘리기보다 슬롯당 매출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LNG·LP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을 중심으로 선별 수주를 이어가는 동시에 선종 포트폴리오 유지를 위해 탱커 수주도 병행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이미 충분한 수주잔고를 확보한 만큼 앞으로는 슬롯당 가장 높은 매출과 수익을 낼 수 있는 선박을 중심으로 영업할 것”이라며 “주력 조선소에서는 LNG선과 LPG선 등 고부가가치 가스선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선 외 사업 부문도 실적이 개선됐다. 엔진·기계 부문 영업이익은 육상 발전용 엔진 판매 증가와 판가·환율 상승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23%,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HD현대중공업은 발전용 힘센엔진의 수주와 고객 문의가 이어지면서 생산능력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울산에서 약 3GW 규모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과 수주 추이에 따라 단계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해양 부문은 루이 프로젝트 등 주요 프로젝트의 공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며 매출 3771억원, 영업이익 601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1%, 60.3% 증가한 수치다.


다만 기존 프로젝트의 공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려면 신규 일감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HD한국조선해양은 중동과 미국, 호주 지역의 해양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하고 있다. 중동 지역 일부 사업은 지정학적 충돌로 평가 일정이 늦어지고 있지만, 회사는 신규 수주와 선박 물량 투입을 통해 고정비를 회수하고 해양 부문의 흑자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향후 실적의 관건은 이미 확보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높은 수익성을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느냐다. HD한국조선해양은 “중동 정세와 글로벌 경기 흐름에 따라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환경 규제 강화와 에너지 전환, 노후 선박 교체 등 중장기적인 구조적 수요는 유효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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