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기술주 의구심…AI 투자도 '선택과 집중'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6.07.28 07:04  수정 2026.07.28 07:04

설비투자 확대 여부 주목

시장 기대 알고 있는 빅테크

스스로 설비투자 줄이지 않을 듯

현금흐름·외부 유동성 의존 주목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의 앤드류 W. 멜론 강당에서 열린 '인공지능 정상회의(AI summit)'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하는 그림자가 배경에 드리워져 있다(자료사진). ⓒAP/뉴시스

최근 조정 여파에도 국내외 증시 상승을 견인해 온 인공지능(AI) 테마 관련 낙관론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설비투자 규모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지만, 실질적 현금 창출 능력 등을 고려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오는 29일, 30일에 각각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미국에선 29일(현지시각)부터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애플,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줄줄이 이어질 예정이다.


증권가는 핵심 관전 포인트로 AI 관련 설비투자 증가세를 꼽아왔다.


시장 기대를 웃도는 설비투자 증가세가 확인될 경우, AI 테마 관련 투자심리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만 빅테크 기업들이 설비투자 확장 계획을 스스로 꺾을 리 없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시장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빅테크 기업들도 잘 알고 있는 만큼, 주가에 직격탄이 될 만한 소재를 제 손으로 제공할 가능성은 낮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기업 스스로 '너무 많이 투자 했으니 이제 줄이자'고 판단해 설비투자를 꺾은 경우는 역사적으로 드물다"며 "대규모 투자를 멈추게 한 것은 대개 기업 내부 판단이 아니라, 외부 자본공급자의 태도 변화였다"고 말했다.


이진경 DB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로소프트를 제외한 대부분의 기업에서 잠재 자금조달 압력이 양(+)의 국면에 진입했다"며 "투자 확대를 위해 차입이나 기타 외부 조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고 짚었다.


단순히 설비투자 증가 여부만 따지기보다 현금 전환 능력, 과도한 외부 유동성 의존 여부 등을 살펴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최근 AI 설비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채권시장 의존도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빅테크가 계속 투자하고 싶어도, 자본시장이 그 투자를 계속 받아줄지는 별개의 문제다. 외부 자금공급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현금흐름"이라고 강조했다.


일례로 오라클은 이미 투자 재원의 상당 부분을 외부 조달에 의존하고 있다. 빅테크 기업들의 10년 회사채 스프레드는 투기등급과 유사한 수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 연구원은 "오라클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반도체 주가 흐름과 거의 맞물려 움직이고 있다"며 "시장은 오라클의 자금조달 리스크를 단순한 개별 기업 이슈가 아니라, AI 설비투자 사이클 전체의 신용 리스크로 해석하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관련 위험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빅테크 신용리스크에 대한 금융시장 관심은 당분간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빅테크 신용리스크를 과도하게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오라클 이외 빅테크 기업들의 CDS는 우려할 수준이 아닌 데다 투자와 고용 등 미국 경기도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재점화된 중동전쟁 여파로 고유가·고금리 국면이 이어질 경우 빅테크 신용리스크 우려가 강화될 수 있다.


박 연구원은 "이란 리스크가 해소된다면 빅테크 신용 우려도 다소 진정될 것"이라며 "장기적 수익성은 논란거리지만 단기적으로 고금리 현상 완화가 빅테크 신용 우려를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