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4집 ‘오프 더 그리드’로 청량 컴백…“청춘 대표하는 다재다능·효자돌로 자리매김할 것”
루네이트가 10개월 만에 다시 신발 끈을 묶었다. 팀 구성의 변화를 지나 긴 공백을 채운 뒤 선택한 것은 이들이 가장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청량함이었다. 여섯 멤버는 하나의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각자의 색을 누르던 단계를 지나, 이제는 서로 다른 춤을 펼쳐도 한 팀으로 보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루네이트 ⓒ판타지오
루네이트 진수, 유우마, 카엘, 타쿠마, 준우, 이안은 지난 22일 미니 4집 ‘오프 더 그리드’(Off the Grid)를 발매했다. 지난해 9월 발표한 싱글 2집 ‘로스트’(LOST) 이후 10개월 만의 신보다. 타이틀곡 ‘스니커즈’(SNEAKERS)를 비롯해 ‘투 더 문’(TO THE MOON), ‘백’(BACK), ‘나의 가장, 아름다운 세상’까지 총 네 곡이 실렸다.
기다림에 대한 답은 말보다 무대여야 했다. 첫 장면만으로도 팬들이 지나온 시간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은 멤버들이 연습실에서 세운 기준을 한층 높였다.
“10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어요. 저희도 팬분들이 너무 보고 싶었고요. 무대 위에서 저희가 재미있게 놀아야 보시는 러베이트 분들도 ‘얘들이 정말 많이 준비해서 올라왔구나’라고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무엇보다 저희만의 합에 신경을 써서 연습했죠”(준우)
흥미로운 점은 루네이트가 말하는 ‘합’이 여섯 사람을 똑같은 모양으로 만드는 방식에서 오히려 멀어졌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서로의 움직임을 익힌 결과, 각자가 개성을 드러내는 것이 팀의 균형을 깨는 일이 아니라 무대에 생동감을 더하는 방식이 됐다.
“예전에는 합을 맞출 때 ‘서로의 춤을 조금 내려놓고 하나로 가자’는 말을 정말 많이 했어요. 그런데 오랫동안 함께하다 보니 이제는 각자의 것을 보여줘도 하나로 보이는 경지에 이른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오히려 ‘각자의 춤을 펼쳐라’라고 하면서 연습했어요. 실제로 각자 자유롭게 움직였을 때 무대의 분위기가 훨씬 잘 보였고, 그 부분을 많이 살렸고요”(진수)
루네이트 타쿠마 ⓒ판타지오
그 자신감은 작업 영역의 확장으로도 이어졌다. 타쿠마, 준우, 이안은 ‘스니커즈’ 포인트 안무 제작에 직접 참여했다. 세 사람은 처음부터 어려운 기술을 과시하기보다 제목에서 직관적으로 연상되는 신발의 움직임을 살리고,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동작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처음에는 ‘정말 대단한 걸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복잡하게 접근했는데, 오히려 아무것도 안 나오더라고요. 생각을 털어내고 저희끼리 장난을 치다가 ‘스니커즈니까 신발을 보여주자’는 얘기가 나왔죠. 손으로 신발을 가리키며 돌아다녔는데 그 모습이 생각보다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신발을 털거나 가리키는 동작처럼 단순한 포인트에 집중했고, 아이디어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어요”(타쿠마)
‘오프 더 그리드’는 정해진 기준과 틀을 벗어나 자신들만의 출발선을 만들겠다는 의미를 지닌다. 팬들이 기다리던 밝은 에너지를 되찾으면서도, 지난해 선보였던 어두운 분위기까지 모두 자신들의 스펙트럼 안에 남겨두겠다는 태도다.
“이번 앨범을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청춘을 대표한다’예요. 여름 하면 청춘이 생각나고, 저희가 지금 보여드릴 수 있는 에너지와 피지컬도 청춘이라는 단어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청춘을 떠올렸을 때 루네이트와 ‘오프 더 그리드’가 함께 생각났으면 좋겠습니다”(카엘)
무대 위 자유를 얻기 전, 루네이트는 적지 않은 변화를 통과해야 했다. 멤버의 탈퇴, 합류, 활동 중단 등 팀을 둘러싼 상황이 달라질 때마다 내부의 결속을 다지는 이유는 자신들이 아니라 객석에 있었다. 기다리고 있는 팬을 중심에 두면 각자가 해야 할 일도 보다 분명해졌다는 것이다.
“저희 상황보다 팬분들을 먼저 많이 생각했어요. 기다려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데 포커스를 맞추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더 뭉치게 됐던 것 같아요. 서로 얘기도 더 많이 했고, 힘든 모습만 보여드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더 많이 웃으려고 했어요”(카엘)
리더 진수는 2003년 2월생으로 팀에서 형들과 동생들 사이에 있다. 그래서 팀의 분위기를 이끄는 데도 위계보다 수평적인 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다.
“팀 안에서는 수평적인 관계가 유지될 때 분위기가 가장 좋다고 생각해요. 리더가 있고 형과 동생이 있다 보면 각자가 느끼는 위아래가 생길 수도 있잖아요. 그런 위계가 생기지 않도록 형들도 노력했고 다른 멤버들도 편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더 잘 알고 배려하게 됐고, 지금의 팀워크가 나온 거죠”(진수)
루네이트 준우 ⓒ판타지오
그 결속은 4년 차에 접어든 이들의 무대에서 여유로 드러나고 있다. 데뷔 초에는 자신의 동작을 해내는 데 급급했다면, 이제는 객석을 바라보고 멤버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순간을 바꿀 수 있게 됐다.
“초반에는 너무 긴장해서 몸도 빳빳했던 것 같아요. 팬분들을 바라볼 여유도 없었고 ‘내가 지금 해야 할 게 너무 많다’, ‘어떻게 해야 더 멋있어 보일까’라는 생각만 했죠. 무대를 많이 경험하고 멤버들과 소통하다 보니 무대가 저를 긴장하게 만드는 곳이 아니라, 루네이트가 놀고 꿈을 펼치는 공간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그 뒤로는 팬분들과 소통할 여유도 많이 생겼어요”(준우)
5세대 보이그룹들의 경쟁이 본격화된 가운데 루네이트는 한 가지 이미지에 자신들을 가두기보다, 어떤 콘셉트든 흡수할 수 있다는 유연함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지난해의 어두운 모습과 이번 앨범의 밝은 모습을 나란히 놓으면 같은 팀이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저희의 가장 큰 장점은 스펀지 같다는 점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콘셉트든 흡수하고 소화해왔거든요. 하나의 이미지로 굳어지는 것보다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를 보여드릴 수 있는 팀으로 자리 잡고 싶어요. 청춘도 대표하면서 노래, 춤, 운동까지 다 잘하는 다재다능한 그룹이 되고 싶습니다”(카엘)
루네이트 이안 ⓒ판타지오
또 하나 욕심내는 수식어는 ‘효자돌’이다. 루네이트는 공백기에도 유료소통 플랫폼, 라이브 방송으로 팬들과 소통하고 이벤트 역시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MBC '아이돌스타선수권대회'에서는 팬들을 위해 버스를 대관하고 삼계탕을 제공하는 역조공으로 화제를 모았고, 이번에는 첫 단독 팬콘서트 ‘오프-존’(OFF-ZONE)을 공식 팬클럽 러베이트 회원 무료 초청으로 진행한다.
“이번 공백 동안 컴백만 준비한 게 아니에요. 첫 팬콘과 유럽 투어도 함께 준비했어요. 팬콘도 저희를 기다려주신 러베이트(팬덤명)분들께 보답하고 싶은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이런 것들이 모여 ‘효자돌’이라는 타이틀도 얻을 수 있으면 좋겠네요”(이안)
앨범은 청량함 하나로만 채워지지 않았다. 각 수록곡은 루네이트가 확장하고 싶은 방향을 다른 결로 보여준다. 특히 마지막 트랙 ‘나의 가장, 아름다운 세상’은 이들이 말하는 청춘의 시선을 부모의 시간으로 넓힌다. 어른이 된 뒤에야 이해할 수 있게 된 아버지의 사랑을 록 발라드로 풀었고, 진수의 보컬이 곡의 정서를 이끈다.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아버지의 시간과 사랑을 담은 곡이에요. 저희 메인 보컬 진수가 노래를 정말 잘 불러서 눈물이 날 정도로 아련하고 뭉클하게 완성됐어요”(카엘)
“아버지께는 이 곡에 대해 일부러 아직 자세히 말씀드리지 않았어요. 팬콘 무대에서 처음으로 직접 들려드리고 싶거든요. 그때 곡을 통해 말씀드리는 게 더 의미 있을 것 같아요”(진수)
루네이트 카엘 ⓒ판타지오
앨범 밖에서 쌓은 경험도 이번 무대로 들어왔다. 카엘은 SBS 드라마 ‘김부장’에서 배구부 유망주 김남훈 역을 맡아 데뷔 후 처음 정극 연기에 도전했다. 실제 배구선수 출신이라는 이력과 맞닿은 역할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고, 그 경험은 ‘스니커즈’ 뮤직비디오의 표정과 감정 표현에도 영향을 줬다.
“무대는 팬분들의 사랑을 바로 받아서 그 감정으로 새로운 제스처가 나오기도 하잖아요. 드라마에서는 제가 가진 감정을 먼저 만들어서 촬영하고, 방송된 뒤 시청자분들께 전달하는 방식이더라고요. 둘 다 다른 매력이 있었어요. 이번 뮤직비디오에서도 감독님께서 표정 연기를 많이 요구하셨는데 제가 다 하니까 ‘연기 배우냐’고 물으셨어요. 제가 드라마에 나온 걸 모르셨거든요. 그래서 ‘원래 이 정도 합니다’ 하고 재미있게 넘어갔던 기억이 나네요”(카엘)
처음에는 형을 놀릴 생각으로 드라마를 틀었던 멤버들도 이내 시청자의 얼굴이 됐다. 장난보다 감탄이 먼저 나올 만큼 준비 과정과 결과 사이의 성장을 체감했기 때문이다.
루네이트 유우마 ⓒ판타지오
“연기뿐 아니라 배구 프로그램, 아이돌 활동까지 동시에 하니까 피곤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밤늦게까지 레슨을 받으면서도 힘든 티를 안 냈어요. 연기도 좋아하고 배구도 좋아하고 아이돌 활동도 좋아하는 모습이 보여서 드라마를 볼 때 약간 엄마 같은 마음이 들었습니다(웃음)”(유우마)
루네이트가 이번 활동으로 바라는 결과는 선명하다. 음악방송 1위와 음원 차트 진입, 연말 무대와 시상식까지 욕심내고 있다. 팬덤 안에서 좋은 평가를 얻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음악을 즐겨 듣는 대중이 순위에서 우연히 발견할 수 있는 팀이 되기를 바랐다.
“음원 차트 순위권 안에도 들어가고 싶어요. 차트는 아이돌을 좋아하는 분들만이 아니라 노래를 좋아하는 많은 분이 보시잖아요. 그 안에 저희 노래가 있으면 더 많은 분이 루네이트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이안)
루네이트 진수 ⓒ판타지오
인터뷰 말미에 이야기의 화살표는 다시 팬들을 향했다. 멤버들에게 10개월은 연습과 앨범, 공연 준비로 빼곡해 길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결과를 알지 못한 채 기다린 팬에게는 전혀 다른 시간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기다려주신 만큼 절대 실망하실 일은 없어요. 저희가 준비한 결과물을 보면 입을 다물지 못하실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10개월 동안 걱정도 많이 하셨을 텐데, 저희는 정말 많은 것을 준비해왔으니까 이제는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이 시간이 왜 필요했는지 무대로 보여드릴게요”(카엘)
“공백 동안에도 소통하면서 계속 응원해주신 팬분들이 많았어요. 이번 앨범을 만났을 때 그동안 보내주신 응원이 보상받았다는 느낌을 꼭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저희도 그 마음을 생각하면서 준비했으니 재미있게 함께 즐겨주셨으면 합니다”(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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