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1심 유죄…'여소야대' 속 협치로 돌파구 마련하나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입력 2026.07.22 16:29  수정 2026.07.22 16:29

1심서 벌금 1000만원 선고…확정 시 시장직·피선거권 상실

12대 서울시의회 3분의 2 이상 민주당 차지…재의요구권 무력화

시의회 민주당, 1호 안건으로 'TBS 정상화 조례' 준비 중

대립 길어질 경우 민주당도 부담…여야 모두 협치 강조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선고 공판을 마친 뒤 법정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받고 후원자에게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1심 재판부가 22일 시장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했다.


비록 상급심 절차가 남았지만 위기에 빠진 오 시장은 앞으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한 서울시의회 민주당과의 협치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오 시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정치자금법을 위반해 대법원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잃게 되고 피선거권을 상실한다.


이날 선고가 곧 최종 판결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오 시장의 시정 운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치를 통해 위기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일 임기를 시작한 제12대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이 전체 118석 중 80석을 차지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20조에 따르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지방의회의 의결이 월권이거나 법령에 위반되거나 공익을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되면 그 의결 사항을 이송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이유를 붙여 재의를 요구할 수 있다.


그러나 재의한 결과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79석) 이상의 찬성으로 전과 같은 의결을 하면 그 의결 사항은 확정되는데 서울시의회의 3분의 2 이상을 민주당이 가져간 만큼 오 시장의 재의요구권은 사실상 무력화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은 예산안 편성 및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의회 민주당과의 대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2대 서울시의회에서 가장 먼저 오 시장과 민주당이 충돌할 수 있는 사안은 TBS 지원 문제다.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1호 안건으로 'TBS 정상화 조례'를 예고한 상황이다.


앞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었던 11대 서울시의회는 과거 '김어준의 뉴스공장' 등 일부 프로그램의 정치적 편향성 문제를 지적하며 지난 2022년 TBS 예산 지원 조례를 폐지했다.


이어 서울시가 공적 재원 지원 중단 방침을 굳히면서 행정안전부는 2024년 9월 TBS를 서울시 출연기관 지정에서 해제했다.


21일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에서 임만균 의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등 의원들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정 해제 이후 TBS는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전환했으나, 서울시 지원금이 끊기며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했다. 대규모 임금 미지급이 발생하고 민간 투자 유치마저 난항을 겪자, 노조 측은 "특정 프로그램을 없애기 위해 35년 된 방송사를 폐국 위기로 몰아넣은 방송 탄압"이라며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지난 1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와 직원 등이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낸 '출연기관 지정 해제 고시 취소' 소송을 각하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의회 민주당은 TBS 정상화 조례 제정을 위한 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고찬양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9일 논평에서 "시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독단적인 시정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며 "행정소송 결과 뒤에 숨어 무책임하게 방관하지 말고 즉각 TBS 구성원들의 생존권 보장과 방송 정상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당선 직후 TBS 문제와 관련해 "공영방송이 김어준 방송으로 전락한 지 꽤 오래됐다"며 "전혀 반성이나 아니면 방향 전환에 대한 노력이 거의 없었다"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시사한 바 있다.


다만 "새 분위기에서 새로운 시작을 할 가능성을 전혀 닫지는 않겠다"며 서울시의회와의 협치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다.


내년도 예산안과 신통기획(신속통합기획)·모아주택 등 대규모 주택 공급 사업, 한강버스 등 오 시장의 핵심 정책 역시 협치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민주당 역시 오 시장과의 대립이 길어질 경우 '시정 발목 잡기'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민주당 소속인 임만균 서울시의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오 시장과 당이 다르다고 반대만 할 수는 없다"며 "모든 기준은 당리당략이나 이해관계가 아니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두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오 시장도 전날 12대 서울시의회 개원기념식에서 "이제 서울시는 누가 뭐래도 전세계인이 흠모하고 와 보고 싶은 국제적 도시의 반열에 올라섰다"며 "해야 될 숙제가 많다. 많이 도와달라"고 협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서울시의회. ⓒ데일리안DB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진현우 기자 (hwjin@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