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점 소송서 백남준 작품 등 3점만 반환 판결
대우 해체 과정서 法 분쟁 …우양산업개발 항소
백남준 탄생 90주년 특별전 '백남준의 보고서 1968-1979'가 개막한 13일 경기도 용인시 백남준아트센터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된 작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특별전 전시 작품 '나의 파우스트-자서전'. 2022.10.13.ⓒ뉴시스
비디오 아트 예술가 백남준의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의 소유권이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의 배우자 정희자씨에게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재판장 김창모)는 지난 10일 정씨가 우양산업개발(옛 대우개발)을 상대로 낸 동산인도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우양산업개발은 14일 이에 불복해 항소했다.
정씨는 1991년께 남편이 지배하던 우양산업개발이 운영하는 경주 힐튼호텔과 우양미술관에 자신 소유 미술품들을 전시·보관했는데, 경영권이 이전되는 과정에서 반환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7월 미술품 188점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 중 백남준 작품 2점과 독일 작가 지그마르 폴케의 작품 등 총 3점만 정씨 소유로 인정해 반환을 명했다. 우양미술관 큐레이터, 작품 판매 화랑 대표, 정씨 옛 비서실 직원 등의 진술과 계좌 송금 내역을 근거로 들었다. 정씨가 2014년 우양산업개발 측에 "개인 자금으로 산 미술품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으나 필요하면 언제든 회수하겠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낸 점도 소유권 인정 근거가 됐다.
나머지 185점에 대해서는 소유권이 인정되지 않았다. 정씨는 자신이 우양미술관 관장 시절 작성한 소장품자료카드에 자신 소유 작품마다 'M' 코드를 부여했다고 주장했지만, 카드를 작성했던 큐레이터가 증인으로 나와 "소유자를 알 수 없는 경우에도 일단 'M'을 기재했다"고 증언한 점이 불리하게 작용했다.
우양미술관의 전신은 아트선재미술관이다. 정씨가 미국 유학 중 사망한 장남 김선재씨를 기리기 위해 1991년 경주에 설립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해체 과정에서 경주힐튼호텔과 함께 우양산업개발에 인수되며 이름이 바뀌었다.
이번에 소유가 인정된 백남준 작품은 '나의 파우스트' 연작 13점 중 '경제학'과 '영혼성'이다. 텔레비전을 종교 제단처럼 쌓아 올린 구조에 각각 세계 각국의 화폐와 종교적 상징물을 결합해, 현대 문명 속 자본과 인간 정신의 관계를 다뤘다. 두 작품은 오랜 기간 고장 난 채 보관돼 오다가 지난해 미술관 재개관과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를 계기로 복원돼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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