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가계대출 증가세 영향
주담대 이미 높은데 더 오를까 '우려'
"취약차주 위해 정부와 긴밀히 협력"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마침내 긴 동결 기조를 깨고 통화 긴축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고물가와 고환율 장기화에 더해 가계부채 증가세마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다.
한은의 이번 조치로 영끌·빚투족을 비롯한 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한층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통위는 16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p) 인상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린 것은 지난 2023년 1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지난해 7월 이후 8회 연속 이어지던 동결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전격적인 금리 인상의 배경에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고물가와 고환율, 가계부채 증가세가 자리한다.
최근 국제 유가 불안에 따른 고유가 여파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고조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한은의 관리 목표치를 크게 상회하는 3%대를 지속하고 있다.
여기에 고환율과 가계대출 증가세 역시 한은이 긴축 페달을 밟을 수밖에 없었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소식이 전해지자 은행권 대출금리 역시 인상 흐름을 따라갈 확률이 높다.
이미 시장금리 상승세가 반영되며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던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차주들이 체감하는 이자 부담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준거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코픽스)는 최근 예적금 금리와 시장채권 금리 상승 여파로 완만한 오름세를 지속해 왔다.
지난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0%로 지난 4월 이후 석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여기에 기준금리 인상분이 순차적으로 반영되면 변동금리 차주들의 이자는 더욱 늘어나게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시장금리를 선반영해 움직이는 고정형(혼합형) 주담대 금리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은 이미 연 7%선을 넘어선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에 맞춰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점도 차주들의 목을 죄고 있다.
최근 주요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깎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조정하고 있다.
이종욱 국민의힘 의원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금리가 0.25%p 상승할 경우 주택 관련 대출 차주의 이자 부담은 연간 1조8000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 주택 관련 대출 차주 1인당 연간 평균 이자 부담은 기존 584만원에서 614만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문제는 영끌족과 취약차주가 체감하는 부담 정도는 예상보다 더 높을 수 있다는 점이다.
소득과 신용도가 낮은 취약차주는 금리 상승이나 소득 감소 등 외부 충격에 상대적으로 민감할 수밖에 없다.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통화정책적 요인에 더해,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가 겹치면서 이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상 폭은 0.25%p를 훨씬 웃돌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처럼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부실화가 우려된다는 지적에 대해, 신현송 한은 총재는 정부 및 금융당국과의 정책 조화를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신 총재는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약계층 차주에 대해서는 항상 염두에 두고 있으며, 이 부분이야말로 정부와 금융당국과의 조화로운 정책이 아주 중요한 부분"이라고 짚었다.
이어 "특히 취약계층은 부채가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경우 부채 조정 정책도 어느 정도 사용해서 취약 차주의 어려움을 덜 수 있는 정책이 가끔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어느 정도로 지원해야 하느냐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를 감안해 적정한 수준에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전반적인 금리를 움직이는 통화정책보다는 선별적으로 정책 효과를 낼 수 있는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본다"며 "앞으로 정부,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통화정책이 긴축으로 돌아선 만큼, 취약 차주의 연체율 상승 등 대출 부실화 리스크를 막기 위한 선별적인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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