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파산 기로인데…MBK는 면담 취소, 메리츠는 노조 만났다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7.14 17:08  수정 2026.07.14 17:18

안수용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장과 조합원 등이 14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열린 MBK의 일방적 면담 취소 규탄 및 노동조합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파산 위기에 놓인 홈플러스의 경영 정상화를 둘러싸고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의 대응이 엇갈렸다. MBK는 홈플러스 노조와의 공식 면담을 당일 돌연 취소한 반면, 메리츠금융그룹은 노조와 만나 긴급 운영자금 조달 방안 등을 논의했다.


14일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예정됐던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와 노조의 면담이 불발됐다.


회사 측은 이날 오전 10시께 노조에 유선으로 면담 연기를 통보했으며, 구체적인 연기 사유와 향후 일정은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면담은 노조가 지난 10일 서울 광화문 MBK파트너스 본사에서 연좌농성을 벌인 끝에 성사된 자리였다.


노조는 회생절차 재개를 위한 2000억원 규모 긴급 운영자금(DIP) 확보 방안과 즉시항고 추진 여부, 점포 정상화 계획, 고용 안정 대책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면담이 무산되자 노조는 이날 오후 홈플러스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명확한 이유 없이 일방적으로 면담을 취소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홈플러스가 파산 기로에 놓인 상황에서 대주주가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이날 오전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메리츠금융그룹 경영진과 만나 홈플러스 회생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일반노조는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홈플러스 노조가 함께 참여하는 3자 회동을 제안했다.


노조는 "메리츠와 MBK 양측의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메리츠금융그룹은 MBK파트너스와 김병주 MBK 회장의 보증을 조건으로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 대출금을 에스크로 계좌에 예치한 상태라며, 나머지 자금은 MBK 측이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종성 홈플러스 일반노조 위원장은 "홈플러스라는 거대한 기업과 10만명 노동자의 생계가 달린 문제"라며 "MBK와 메리츠 간의 감정이나 논리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MBK와 메리츠 모두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한다"며 추가 지원을 촉구했다.


한편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홈플러스가 회생절차를 다시 밟기 위해서는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조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재 홈플러스는 자금난으로 정상적인 상품 조달과 매장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으며, 전날부터 본사와 전국 대형마트 67개 점포가 임시 휴업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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