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 공급 확대‧할당관세”…외식업계, 하반기 ‘원가 부담’ 덜까 [하반기 경제전략]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6.07.14 14:24  수정 2026.07.14 14:35

정부,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발표

외식·식품업계 부담 완화 정책 본격화

식재료 공급 확대·할당관세 등에 초점

가격 인상 압력 낮춰 소비자 부담 완화 목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4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정책 홍보 관련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외식업 자영업자와 식품업계를 중심으로 하반기 식자재 원가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가 중동전쟁 이후 이어지는 고물가와 공급망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식재료 가격 안정과 원재료 조달 비용 절감에 나서면서다.


정부는 농축수산물 공급 확대와 납품단가 지원, 식품 원재료에 대한 할당관세 확대 등을 통해 외식업계와 식품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낮추고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14일 국무회의를 열고 '2026년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을 보고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 회복과 민생 안정을 뒷받침하고,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한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을 담은 종합 대책이다.


우선 하반기 경제성장전략은 ▲중동전쟁 이후 전략 ▲잠재성장률 반등 ▲구조적 문제 대응 등 3대 분야로 구성됐다.


세부적으로는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영 ▲K-공급망·에너지 자립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 육성 ▲지방 주도 성장 강화 ▲양극화 극복 ▲구조혁신 등 6대 과제를 추진한다.


또한 정부는 고유가와 고환율, 공급망 교란 등 대외 충격이 물가와 기업 비용, 금융시장 불안으로 번지지 않도록 거시경제 관리에 나선다. 원유와 핵심광물, 주요 원자재의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국내 생산과 비축 기반을 확대해 특정 국가·항로에 대한 의존도도 낮출 방침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하반기 ‘체감물가 안정’에 집중한다고 밝혔다.


장바구니 물가 안정과 생계비 부담 완화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기로 했다.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3고(高)’ 리스크 대응을 강화하고, 장바구니 물가 안정과 생계비 부담 완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명절 기간에 한시적으로 발행하던 농할상품권을 매월 정기 발행으로 전환하고, 발행 규모도 기존 대비 최대 2배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납품단가 지원과 도매시장 출하 확대, 수입 물량 확대 등 생산부터 유통까지 먹거리 가격 안정에 나설 방침이다.


구체적으로 계란 납품단가 지원은 30구 기준 2000원에서 3000원으로 확대하고, 신선란 2억 개를 추가 수입해 중소형 유통업체와 제과·제빵점 등에 공급한다. 돼지고기 출하장려금은 마리당 2만 원에서 4만 원으로 두 배 늘려 공급 확대를 유도한다.


또 고등어의 경우 정부가 500억 원을 투입해 직접 수입·수매한 뒤 시중에 저가 공급하고, 갈치와 오징어도 150억 원 규모의 직수매 물량을 할인 방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영국과 페로제도 등 신규 고등어 공급처를 발굴해 수급 안정에도 나선다.


마트 내 계란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정부의 이 같은 정책에 외식업 종사자들은 식재료 수급 안정과 원가 부담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외식업 종사자는 정부가 수입 확대와 직수매, 납품단가 지원 등을 통해 시장 공급량을 늘리면 도매가격과 유통업체의 매입단가가 다소 안정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계란은 제과·제빵점은 물론 김밥집과 분식집, 브런치카페 등 다양한 외식업체에서 사용하는 핵심 식재료다.


정부가 신선란 수입을 늘리고 납품단가를 지원해 시장 공급을 확대하면 식자재 유통업체의 공급가격도 안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서는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정부는 고등어를 직접 수입·수매해 저가 공급하고 갈치와 오징어도 할인 방출함으로써 수산물 공급을 확대하고 가격 상승 압력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생선류를 주로 취급하는 외식업체의 식재료 조달 부담을 낮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고등어와 갈치, 오징어 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아 국제 시세 변동에 따라 가격이 크게 오를 수 있는 품목이다. 정부는 직수입과 직수매를 통해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생선구이 전문점과 백반집 등 외식업체의 식재료 가격 상승 부담을 대폭 줄여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식자재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수입 확대, 직수매, 납품단가 지원 등 물가 안정 대책은 계란을 비롯해 주로 대형마트 등 소비자 판매 채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수입 확대 등을 통해 시장 전체 유통 물량이 늘어 B2C쪽에서는 체감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2026년 하반기 할당관세 적용 품목. 기존 40개 품목의 적용 기간을 연장하고 기타과실주스, 자몽·레몬농축액 등 9개 품목을 신규 지정했다.ⓒ재정경제부
◇ 할당관세 확대도 포함…기업 원가 부담 완화에 초점


정부는 또 하반기 수입 과일과 식품 원료 등 먹거리 49개 품목에 최대 30%포인트의 할당관세를 적용해 식품 가격 안정을 유도하기로 했다. 신규 품목으로는 ▲기타과실주스, ▲자몽·레몬농축액 ▲복숭아·파인애플주스 ▲맥아추출물 ▲포도농축액 등 9가지가 12월까지 적용된다.


할당관세는 일정 물량에 한해 수입 관세를 낮춰 기업의 원가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품목은 대부분 일상에서 자주 소비하는 식품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가 식품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줄여 가격 인상 압력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과실주스와 농축액이 추가된 것도 여름철 음료와 디저트 소비가 늘어나는 시기를 고려한 조치다. 농식품부는 국내 생산이 없거나 공급이 부족한 품목을 중심으로 대상을 선정해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전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원료에 대한 할당관세 적용으로 원재료 조달 비용 부담이 일부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원가 부담이 완화될 경우 가공식품 가격 인상 압력이 낮아지고, 이를 사용하는 일부 업체에도 간접적인 부담 완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할당관세가 곧바로 마트나 편의점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정부도 이번 조치의 목표를 가격 인하보다 ‘가격 상승 억제’에 두고 있다. 수입 원재료 부담을 줄여 식품업체의 가격 인상 압력을 낮추겠다는 것에 방점이 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할당관세 확대의 소비자 체감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관세 혜택이 유통 과정에서 흡수되는 경우가 많고 기업이 제품 가격을 내리지 않는 사례도 있어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할당관세는 기업 입장에서는 원가 부담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이를 곧바로 판매가격에 반영하기는 쉽지 않다”며 “원재료 외에도 인건비와 물류비 등 여러 비용이 함께 반영되는 만큼 가격 인상 폭을 줄이거나 시기를 늦추는 정도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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