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톤급 호위함 1척 도입…후속 발주 땐 4조원대 확대
현지 생산·기술 이전이 핵심…태국 조선업 육성에 초점
한화오션이 태국 해군에 인도한 푸미폰 아둔야뎃함 ⓒ한화오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에서 고배를 마신 국내 조선사들이 태국 차세대 호위함 사업으로 해외 함정 수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태국이 자국 조선·방위 산업 육성을 입찰 조건으로 내건 만큼 이번 수주전의 승부는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역량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은 차세대 호위함 사업 제안서 검토를 마치고 이르면 이달 말 입찰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 최종 제안서를 낸 곳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포함해 싱가포르 ST엔지니어링, 스페인 나반티아, 튀르키예 ASFAT, 튀르키예 TAIS 조선 등 총 6곳이다.
태국 차세대 호위암 사업은 태국 해군이 전력 증강을 위해 4000톤급 차세대 호위함 1척을 약 175억 바트(약 8000억원)에 도입하는 사업이다. 태국은 현재 4척인 호위함 전력을 2037년까지 8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후속함 발주가 이어질 경우 전체 사업 규모는 최대 4조원대까지 커질 수 있다.
태국 해군은 함정의 무장과 탐지 능력뿐 아니라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자국 업체 참여, 승조원 교육, 장기 군수 지원 방안 등을 함께 평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완성된 함정을 인도받는 데 그치지 않고 이번 사업을 자국 조선업의 기술 축적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캐나다 사업에서 ‘원팀’으로 뛰었던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은 이번 태국 사업에서 각자 후보로 나섰다. 태국 해군은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을 별도 후보로 초청했고, 이에 두 회사도 독자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생산을 강조했다. 태국 측이 요구한 최소 기준의 두 배 수준인 40%를 현지에서 생산하고, 태국 조선소와 공동 건조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 함정은 충남함급을 토대로 개발한 수출형 호위함 ‘HDF-3600TH’로 태국 해군의 요구에 맞춰 무장과 전투 체계 등을 조정했다.
필리핀과 페루 등에서 쌓은 수상함 수출 경험도 강점으로 꼽힌다. HD현대중공업은 필리핀에 호위함과 초계함을 잇달아 공급했고, 페루에서는 현지 조선소와 공동 건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가별 예산과 작전 요구에 맞춰 설계를 변경한 경험과 납기·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는 것이다.
한화오션은 태국 해군과의 기존 협력 관계를 앞세웠다.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은 2018년 태국에 3700톤급 호위함 ‘푸미폰 아둔야뎃함’을 인도했다. 현재 태국 해군 기함으로 운용되는 함정이다.
한화오션은 이를 발전시킨 4000톤급 수출형 호위함 ‘OCEAN-40F’를 제안했다. 기존 함정과 유사한 플랫폼을 채택하면 승조원 교육과 정비, 부품 조달 체계를 이어갈 수 있다. 이미 운용해 본 함정을 기반으로 성능을 높이는 만큼 신규 플랫폼 도입 위험이 낮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결국 태국이 현지 생산 확대와 가격, 납기, 다양한 수출 플랫폼을 높게 평가하면 HD현대중공업이, 기존 운용 경험과 안정적인 후속 지원을 중시하면 한화오션이 앞설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단순 어느 함정의 성능이 우수한지를 넘어 “태국 조선업에 얼마나 많은 기술과 일감을 남길지”가 핵심 평가 요소가 된 셈이다.
이번 수주전의 결과는 향후 해외 함정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잠수함 4~6척과 호위함 5척, 필리핀은 잠수함 2척, 그리스는 잠수함 4척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양사가 태국에서 보여준 현지 생산과 기술 이전, 후속 지원 역량이 향후 수주전에서도 주요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