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尹 징역 4년 구형… 法 "여론조사 14회 유죄 인정돼"
"김건희, 여론조사 시기 등 명태균 위임…尹 묵시적 동의"
尹 측 "형사재판 기본원칙 중대한 법리적 문제…깊은 유감"
윤석열 전 대통령.ⓒ사진공동취재단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무상으로 여론조사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씨는 징역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이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6만원의 추징을 명령했다.
같은 혐의로 함께 기소된 명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아온 명씨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앞서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4년과 추징금 1억3720만원을, 명씨에게는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이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1년 6월∼2022년 3월 명씨로부터 총 2억7000만여원 상당 여론조사 58회를 무상으로 받았다는 혐의사실 중 14회 무상수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범행으로 얻은 재산상 이익은 2792만여원으로 산정했다.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여론조사 수수 대가로 명씨에게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을 약속했으며, 이후 장제원 당시 대통령 당선인 비서실장을 통해 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건희는 여론조사 시기, 내용, 방식, 공표 여부 등에 관해 명태균에게 위임했고, 윤석열은 이런 내용을 전달받아 묵시적으로 동의했다"며 "이로써 윤석열 부부와 명태균 사이 여론조사 제공에 관해 순차적·암묵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이날 판결은 김건희 여사가 같은 혐의로 별도 기소돼 1·2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것과 배치된다.
김 여사 사건을 담당한 1·2심 재판부는 명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여론조사를 제공했기 때문에 부부가 여론조사 비용만큼의 재산상 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 없어 혐의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날 선고를 마친 뒤 입장문을 통해 "이번 판결은 형사재판의 기본원칙인 죄형법정주의와 엄격한 증명원칙, 그리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는 증명 기준에 비추어 중대한 법리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며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재판부는 특별검사가 주장한 여론조사 전체를 인정하지 않고 상당 부분을 배척하면서도, 일부 사실관계만을 근거로 묵시적 합의와 공모를 인정하여 정치자금법 위반을 구성했다"며 "그러나 형사책임은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인정되어야 하며, 정황을 중첩하여 추론한 가능성만으로 유죄를 선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 스스로도 특별검사가 주장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 대해서는 합의나 전달 사실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일부 전달 사실만으로 정치자금 수수의 고의와 공모를 인정한 것은 법리적으로도 일관성을 찾기 어렵다"며 "추정이 증거를 대신하고 정황이 구성요건을 대체하는 순간 형사사법의 기본 원칙은 흔들릴 수밖에 없다.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법과 증거에 따른 엄정한 판단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든 법적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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