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준 연출
OTT를 통해 상업영화 뿐 아니라 독립, 단편작들을 과거보다 수월하게 만날 수 있는 무대가 생겼습니다. 그중 재기 발랄한 아이디어부터 사회를 관통하는 날카로운 메시지까지 짧고 굵게 존재감을 발휘하는 50분 이하의 영화들을 찾아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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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영(금빈 분)은 여자친구 순주(백승연 분)의 사격부 코치 보현(박주업 분)이 평소 순주에게 과도한 신체 접촉을 하는 모습을 못마땅하게 여긴다.
결국 희영은 보현에게 더 이상 순주를 불편하게 하지 말라고 경고하지만, 그 순간 상담실에 들어온 순주 앞에서 보현은 순주의 뺨을 때린다.
이유도 모른 채 폭행을 당한 순주는 분노하고, 희영에게 상황을 전해 들은 뒤에는 오히려 희영에게 화를 낸다. 희영은 보현을 직접 압박하는 데 실패하자, 순주를 아프게 한 대가를 치르게 하겠다는 생각으로 보현의 아내를 습격하며 복수를 감행한다.
다음 날, 연습장에 나오지 않은 순주를 찾아 나선 희영은 멀리서 순주와 보현이 단둘이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분위기가 흐르고, 이내 서로 키스를 나누는 장면을 본 희영은 큰 충격에 빠진다.
이후 다시 연습실. 희영과 순주는 나란히 사격 연습을 한다. 총성이 울린 뒤 희영의 과녁에는 탄흔이 없고, 총알은 순주의 과녁에 박혀 있다.
작품은 사격부라는 폐쇄적인 공간 안에서 권력을 가진 지도자와 그 권력 아래 놓인 선수들의 왜곡된 관계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순주를 지키기 위해 코치에게 맞섰던 희영은 자신의 행동으로 순주가 폭행을 당한 뒤 죄책감과 분노를 동시에 품게 된다.
하지만 순주는 희영을 원망하고, 여기에 보현과 순주가 키스를 나누는 장면까지 목격하면서 희영의 감정은 완전히 무너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려던 마음은 배신감과 집착으로 뒤바뀌고, 코치를 향했던 분노는 점차 통제할 수 없는 폭력으로 변질된다.
영화는 누구의 감정에도 쉽게 손을 들어주지 않는다. 보현은 권력을 이용해 선수들을 지배하고, 순주는 그 권력 안에서 복잡한 감정과 선택을 드러내며, 희영은 정의감에서 출발했지만 결국 폭력의 악순환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간다.
마지막 사격 장면은 이러한 관계의 파국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희영의 총알은 자신의 과녁이 아닌 순주의 과녁에 꽂히면서 더 이상 코치가 아닌 순주가 그의 분노와 집착이 향하는 대상으로 바뀌었음을 암시한다. 결국 영화는 권력에 의해 시작된 폭력이 또 다른 폭력을 낳고, 사랑이라는 감정마저 증오와 소유욕으로 변질될 수 있음을 냉정하게 응시한다. 러닝타임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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