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에서 ‘K뮤직’으로…인디 레이블, 글로벌 숨통 트일까 [D:가요 뷰]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7.10 08:49  수정 2026.07.10 08:50

2025 음악 산업 매출 성장률 15.4%, 수출 성장률 32.4%

서클차트 진입 신인 아티스트 40% 감소

대기업·중소 기획사 제작비 격차 최대 30배

국내 대중음악 산업이 외형적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장르 편중과 대·중소기업 간 격차 심화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해 있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가 음악 제작비 세액공제와 금융 융자 제도 도입을 본격화하며 영상 콘텐츠 중심의 세제 혜택을 대중음악 전반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아이돌 중심의 케이팝을 넘어 다양한 장르를 포섭하는 ‘케이뮤직’으로의 외연 확장과, 인디음악 생태계의 자생력 확보가 핵심 골자다.


해당 이미지는 AI로 제작됨 ⓒ

2025년 기준 음악 산업 매출액은 15.4%, 수출액은 32.4% 증가하며 전체 콘텐츠 분야 성장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는 특정 장르와 대형 기획사에 집중된 결과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진단이다.


현재 음악 시장은 댄스와 아이돌 음악 위주로 재편되어 있으며, 주요 음원 플랫폼의 플레이리스트와 방송 노출 기회 역시 자본력을 갖춘 대형사에 쏠려 있다. 반면 대중음악의 뿌리이자 신인 발굴의 요람인 인디 레이블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제대로 된 음반 한 장을 제작하고 홍보하는 데 수천만 원의 초기 자본이 투입되지만, 낮은 스트리밍 단가와 제한된 유통 경로로 인해 제작비 회수조차 불가능한 악순환이 고착화됐다. 작은 제작사와 인디 뮤지션의 창작 시도가 산업적 성과로 이어지기 어려운 구조적 그늘이 짙어진 이유다.


지난 8일 최휘영 문체부 장관 주재로 열린 ‘음악산업 생태계 강화를 위한 현장간담회’는 이러한 구조적 병목 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 공식화의 자리였다. 이날 정부가 내놓은 핵심 카드는 음악 제작비 세액공제와 금융 융자 제도의 도입이다. 제작비 세액공제는 기업이 콘텐츠 제작에 지출한 비용의 일부를 세금에서 감면해 주는 제도로, 도입 시 향후 5년간 약 2800억원의 추가 투자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본력이 부족한 신생 레이블과 인디 뮤지션이 적기에 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 융자 지원도 동시 추진된다. 아울러 올해 10개 팀 규모였던 ‘중소기획사 글로벌 도약 지원’ 사업의 규모를 대폭 확대해 자생력을 갖춘 풀뿌리 레이블의 해외 진출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계획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서클차트에 진입한 신인 아티스트 수는 전년보다 약 40% 감소했고, 대기업과 중소 기획사의 제작비 격차는 최대 30배까지 벌어졌다”며 “이대로라면 케이팝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음악 산업이 지속해서 성장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산업의 허리이자 뿌리인 중소 기획사와 인디 레이블이 활발히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며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바탕으로 업계가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정부의 정책 방향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구체적인 기준 마련을 촉구했다. 조세 및 금융 지원 제도가 자본과 인프라를 이미 갖춘 소수의 대형 기획사에만 집중될 경우, 오히려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심화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소규모 레이블과 인디 뮤지션의 실험적인 시도가 지속되어야 한국 음악의 저변이 넓어진다”며 “이번 세제 혜택과 융자 제도가 서류 증빙이나 행정 인프라가 부족한 제작사들에게도 실질적인 지지대로 작용할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남은 과제는 공정성과 실효성이다. 정부는 향후 구체적인 세액공제 비율과 공제 범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한국 음악 시장의 특수성을 반영한 별도의 기준을 검토할 방침이다. 이번 정책이 대형사와 중소 레이블 간의 격차를 좁히고, 대한민국 음악 생태계의 스펙트럼을 넓혀 ‘케이뮤직’으로의 영토 확장을 이루는 실질적인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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