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 열풍도 역부족…작은 서점에 필요한 손길

장수정 기자 (jsj8580@dailian.co.kr)

입력 2026.07.11 12:55  수정 2026.07.11 14:04

종이책에 열광하는 독자들

그럼에도…여전히 '생존' 고민하는 작은 서점들

종이책의 물성에 젊은 층이 열광하면서, 서점에서 직접 책을 구매하는 독자도 늘어나지만, 이 흐름이 동네서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온라인 서점에, 대형 서점에 밀린 동네서점들의 호소는 꾸준히 이어지지만, 해결되지 못하는 숙제다.


개업 10주년을 맞은 서울의 시집 서점 위트 앤 시니컬. 기사 내용과는 무관ⓒ뉴시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역서점 구매 활성화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며 지역서점 살리기에 나섰다. 지방정부는 금액 제한 없이 지역서점 협동조합과 책 구매를 위한 수의계약을 맺을 수 있고, 경쟁 입찰을 할 때는 지역서점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게 되는 등 지역서점의 공공·학교 도서관 도서납품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내용이다. 공공·학교도서관이 지역서점을 우선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 조례 제정도 권고할 예정이다.


최근 종이책이 다시금 각광받는 흐름과 비교하면 지역서점 또는 동네서점을 향한 저조한 관심이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책을 꾸미고, 책에 기록을 남기는 등 책의 물성을 활용하는 것이 젊은층 사이에서 ‘힙하게’ 여겨지면서, 서점에서 직접 책을 구매하는 비중이 늘어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앞서 가수 한로로가 쓴 '자몽살구클럽'이 교보문고상반기 오프라인 베스트셀러 종합 순위 1위를 차지, 반가운 깜짝 흥행작이 탄생했는데 이는 오프라인 서점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텍스트힙' 열풍의 결과로 분석됐었다.


다만 이것이 온라인 서점, 대형 서점에만 국한돼 작은 서점들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 모양새다. 올해 열린 2026 서울국제도서전에도 15만명의 관객이 몰리며 책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입증됐지만, 이 흐름이 지역, 동네의 작은 서점들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못한 셈이다.


한때 ‘출판 대국’으로 꼽혔던 일본에서도 서점 소멸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는 등 책과 관심을 향한 관심이 저조해지는 것은 모두의 문제이기도 하다. 일본 전역의 서점 수는 2025년 기준 9993곳으로 나타났는데,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4년 이후 처음으로 1만 곳 아래로 떨어져 심각성을 느끼게 했다.


이에 일본도 ‘서점 진흥 프로젝트팀’ 사무국을 두고 비효율적인 출판 유통망 개선 및 점포 운영 관련 디지털 기술 도입 등을 논의하는 등 지역 서점을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한 독립서점 관계자는 오프라인 서점, 나아가 작은 서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대형서점이 소개하지 못하는, 작지만 반짝이는 책들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책의 ‘다양성’을 확대하는데 작은 서점들의 알찬 큐레이션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다수의 동네서점들은 책 판매는 물론, 북토크와 독서모임 등 책 관련 행사를 통해 만남의 장을 열어 부지런히 독자들을 겨냥하는데, 이렇듯 일상에서 책과 독서의 재미를 만나게 하는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지역의 경우, 북토크 등 각종 행사를 여는 서점이 문화생활의 장을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도서관, 학교 납품 역시 지역의 서점들에게는 단비 같은 지원이다. 다만 한 지역서점 운영자는 이것이 '권고'가 아닌, 실질적인 관행으로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기관 납품은 책방을 경제적으로 유지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라면서도 "이마저도 지역에 따라 편차가 크다. 한 예로, 인증 서점들에 공공도서관 납품 물량을 나눠 배정해 책방들의 1년 월세가 해결되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지역에서는 다른 자영업자들의 민원을 이유로 나라장터의 입찰만 허용하고 있다. 작은 책방 입장에서는 확률적으로 접근이 어렵다"고 말했다.


작은 서점들의 본래 의미를 살리는 지원도 필요하다. 특히 '지속가능성'을 위한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있었다. 지역의 한 독립출판사 대표 A씨는 "책방의 경우 대체로 자체적인 수입으로 공간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대체로 원도심 같은 월세가 저렴한 지역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는 한계를 짚으며 월세 동결이나 시설 지원 등 책방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지원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지역의 서점, 도서관 등이 뭉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는 방법도 언급됐다. A씨는 "독서 공간 자체가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는 모습도 종종 있다. 지역의 도서관, 대형 서점, 작은 도서관, 작은 서점들을 어우를 수 있는 홍보 체계가 있으면 좋겠다. 또한 도서관에서 할 수 있는 강연이나 이벤트 들을 작은 도서관과 연결시켜 지역서점에서 진행하는 방법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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