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태 '5·18 성역' 발언 거센 후폭풍…정치권 파장에 靑 사퇴 권고까지 [뉴스속인물]

김남하 기자 (skagk1234@dailian.co.kr)

입력 2026.07.06 17:13  수정 2026.07.06 17:14

배재고 야구부 '스타벅스 응원' 논란 촉발…이병태 "5·18 성역" 발언

여야 정치권 논평·SNS 통해 사퇴 요구…청와대, 6일 공식 사퇴 권고

국힘 대선 경선 당시 홍준표 정책총괄…3월 규제합리화위 부원장 임명

이재명 대통령이 4월15일 청와대에서 규제합리화위원회 제1차 전체회의에 앞서 이병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이병태 부위원장이 '5·18 민주화운동 성역화' 발언으로 결국 사퇴 권고를 받았다. 청와대는 "사안이 매우 엄중하다"며 이 부위원장에게 자진사퇴를 권고했고, 이 부위원장은 현재 거취를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재고 야구부의 이른바 '스타벅스 응원 구호' 논란을 계기로 시작된 이 부위원장의 발언은 청와대 공개 경고와 정치권의 잇단 사퇴 요구로 이어지며 파장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청와대는 책임과 권한이 큰 대통령 직속 위원회에 임명된 주요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국정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 노력해야 함을 강조하고, 경고 조치를 시행했다"며 "사안이 매우 엄중한 까닭에 이 부위원장의 사퇴를 권고했고, 이에 이 부위원장이 스스로 거취를 판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은 최근 배재고 야구부의 이른바 '스타벅스 응원 구호' 사건에서 비롯됐다. 배재고 선수들이 광주제일고와의 경기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응원 구호를 외쳤다가 5·18 민주화운동을 희화화했다는 비판과 함께 중징계를 받자 이 부위원장은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땅에 5·18이 성역이 된 것"이라며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파장은 곧바로 정치권으로 번졌다. 청와대는 지난 4일 강유정 수석대변인을 통해 이 부위원장의 언행을 두고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공개 경고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에서는 공직자로서 국민 통합과 헌정 가치를 훼손하는 발언이라며 사퇴를 요구하는 비판이 이어졌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보수 인사 기용을 명분으로 내세우며 보여주기식 인사를 반복해 온 이재명 대통령에게 이 부위원장은 그저 버리기 아까운 '보기 좋은 떡'에 불과한 것이냐"고 지적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은 항상 옳고 자신과 다른 의견은 항상 틀렸다고 주장하는 편향 이념성 정권은 결코 민주주의 정권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부위원장은 지난 4일 페이스북에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이며 이는 인간의 보편적 기본권 중 하나이다. 내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여겨진다면 비판을 받으면 될 일이고 그 비판 역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나아가 이날 오전에도 '신념을 지키는 비용'이란 제목의 글에서 영국의 정치가 토마스 모어의 일화를 소개하며 사실상 뜻을 굽히지 않았다. 헨리 8세가 카톨릭 교회와 결별하고 영국의 종교적 수장이 되려 하자 모어가 도덕적 양심에 어긋난다며 동조하지 않다가 처형당했다는 내용이다.


이번 논란은 이 부위원장을 둘러싼 과거 발언들까지 다시 소환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규제합리화위원회 민간 부위원장으로 발탁될 당시에도 "친일은 정상이고 반일이 비정상"이라는 2019년 발언과 세월호 추모를 둘러싼 과거 발언 등이 재조명되며 논란을 빚었다. 당시 이 부위원장은 "낮은 자세로 헌신하겠다"며 사과했고, 정부는 통합과 실용 기조에 따른 인선이라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카이스트 명예교수인 이 부위원장은 시장경제와 규제개혁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온 대표적인 보수 성향 인사로 꼽힌다. 지난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는 홍준표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맡기도 했다. 다만 규제개혁을 이끌 대통령 직속 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지난 3월 임명된 이후에도 과거 발언과 정치적 메시지를 둘러싼 논란이 반복되면서 취임 수개월 만에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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