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소속 나무호, 호르무즈 해협서 미사일 피격…선박 피해
쿠제치 이란대사, 나무호 피격 관련 이란 개입 사실 전면 부인
"개인적 유감…적대국들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 주의"
이란 외교부 내 저항경제외교 부국장 등 역임…대외 협력 담당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대사가 HMM 나무호 호르무즈해협 피격 사건과 관련 27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외교부로 초치된 뒤 청사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한국 선박 '나무호' 피격 사건의 공격 주체가 이란산 미사일이라는 정부의 조사 결과를 공식 부인했다. 이란 외교부 내에서 저항경제외교 부국장 등을 역임하며 경제·통상 실무를 담당해 온 쿠제치 대사는 2023년 부임 이후 양국 간 경제·문화 교류를 주도해왔으나,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이란은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는 본국의 지침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지난 27일 "기술 분석 결과 나무호를 타격한 비행체는 이란산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며 이란 측에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쿠제치 대사는 외교부 면담 직후 "이란은 절대 개입한 사실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당시 HMM 소속 화물선인 나무호는 호르무즈 해협 내측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선미를 이란 쪽으로 향한 채 닻을 내리고 정박 중이었다. 이때 이란 본토 방향에서 날아온 비행체 두 발이 선미를 타격했다. 첫 번째 탄두는 불발되었으나 두 번째 탄두가 기폭되며 선박에 피해를 입혔다. 국방부 분석에 따르면 당시 나무호는 이란 본토와 약 90km 떨어진 위치에 있었고 미사일은 약 6~7분간 비행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계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피격 현장에서 수거된 탄두 형상과 이란제 '톨루에 4' 엔진 부품, 제조사 각인, 미사일 도색 등이 이란제 무기 체계의 특징과 일치했다. 정부는 이를 근거로 "여러 증거가 이란으로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쿠제치 대사는 박 차관과의 면담에서 "개인적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이란의 개입설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가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 HMM 나무호 호르무즈해협 피격 사건 관련해 초치된 뒤 청사를 떠나고 있다.ⓒ연합뉴스
쿠제치 대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적대국들의 '가짜 깃발(False Flag) 작전' 가능성을 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덧붙였다. 이는 공격 주체가 제3자인 것처럼 위장하는 전술을 의미하며 이란 당국이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해 기존에 밝혀온 입장과 궤를 같이한다. 이어 쿠제치 대사는 "중동 지역의 긴장 상태는 미국의 침략 때문"이라며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안전 통항에 관심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사이드 쿠제치 대사는 이란 외교부 내에서 저항경제외교 부국장 등을 지내며 주로 경제·통상 실무와 대외 협력 분야를 담당해 온 인물이다. 주한이란대사 부임 전에는 본국 외교부에서 대외 무역 촉진과 경제 협력을 다뤘고, 국가적 제재 국면 속에서 경제적 입장을 조율하는 실무를 맡아왔다. 한국 부임 이후 양국 간 경제 및 문화 교류를 주도해 온 쿠제치 대사는 이번 면담에서도 "이란은 개입하지 않았다"는 본국의 외교적 기조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사이드 쿠제치 대사는 주한 대사직을 수행하며 이란과 한국 간의 에너지 및 교역 등 경제적 실익을 챙기는 실무적 행보를 보여왔다. 다만, 이번 나무호 피격 사건과 같이 군사적·지정학적 민감성이 높은 사안에 대해서는 본국의 지침에 철저히 근거해 "이란은 절대 개입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발표와 관련해 이란 측의 고의성 여부에 대해서는 "공격 주체를 특정할 수 있는 여러 기술적 증거가 확인됐지만 확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쿠제치 대사가 이번 면담에서 유감 표명과 함께 외교적 소통 채널을 유지한 만큼 정부는 향후 책임 규명과 우리 선박의 안전 통항 및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외교·실무적 대응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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