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연 활동가 60명, 10명씩 나눠 지하철 6개 칸 올라타 시위
매주 수요일 오전 8시 '버스 탑승 시위' 정기적으로 진행 예고
기예처에 '장애인권리예산 보장' 요구…잦은 출근길 혼잡 전망
서울교통공사, 전장연 탑승 시위 '무관용 원칙' 강경 대응 방침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가 지난 2일 시청역 1호선 서울역 방면 플랫폼에서 '6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6개월 만에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버스 탑승 정기 시위'도 다시 시작했다. 무려 22년 만이다.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기획예산처에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가겠단 방침이다. 이에 따라 잦은 출근길 혼잡이 예상되고 있다.
전장연은 지난 2일 오전 8시 서울 지하철 1호선 시청역 서울역 방면 열차 탑승구 앞에서 '69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열었다. 이날 50여분간 기자회견을 진행한 전장연은 8시50분께 지하철에 오른 뒤 1개 역을 이동해 8시53분께 서울역에서 하차했다.
활동가 60명은 10명씩 나눠 지하철 6개 칸에 올라타 시위했다. 서울역에서 내린 이들은 인근 한국재정정보원에서 열리는 장애등급제 폐지 및 예산 증액 촉구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이번 지하철 탑승 시위 지난 1월2일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전장연은 6·3 지방선거까지 시위를 유보해달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제안을 수용해 시위를 멈춰왔다.
전장연은 지난 1일에는 서울 종로구 혜화로터리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버스 탑승 시위도 했다. 이날 전장연 활동가들은 버스가 올 때마다 탑승을 시도했고, 버스가 이들을 태우려 하지 않고 떠나려 하면 박 대표가 버스 앞을 막아 세웠다. 이에 약 1시간가량 출근길 도심 정체가 빚어졌다.
앞으로 전장연의 버스 탑승 시위는 정기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단체는 매주 수요일 오전 8시 혜화동에서 교통약자이동권보장법 전면 개정을 위한 시위를 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시외∙고속버스를 포함한 모든 버스와 택시에 휠체어 탑승설비 도입을 의무화하고, 철도∙항공∙해운 등에 발달장애인을 위한 편의서비스 기준을 신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전장연의 시위 재개는 시위를 유보하기로 한 6·3 지방선거가 지난 데다, 각 부처와 기획예산처가 2027년 정부예산 논의에 돌입한 시기와 맞물려 내년 예산에 장애인 권리 예산을 반영해달라고 촉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가 이번 지하철 탑승 시위 과정에서 목에 건 피켓에는 '예산없이 권리없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장애인권리예산 보장하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그는 탑승 시위 전 기자회견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은 당 대표 시절 전장연과의 간담회를 통해 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의원 시절에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되고 국무총리가 됐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들이 지역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예산으로 보장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표. ⓒ뉴시스
박경석 전장연 상임대표는 1960년 대구 출생으로 영남대 문화인류학 학사를 거쳐 숭실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해병대 수색대 전역 후 20대 초반이던 1983년 행글라이딩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어 휠체어를 이용하게 됐다.
박 대표는 한국 사회에서 장애인이 겪는 이동의 제약과 차별을 체감하고 1990년대부터 장애인 운동에 뛰어들었다. 1993년 중증 장애인을 위한 노들장애인야간학교를 설립했고, 2001년 오이도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회의'를 결성해 본격적으로 장애인 이동권 관련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그는 장애인도 차별 없이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과 활동지원서비스제도화, 탈시설 권리 지원 등을 요구해 왔다. 2010년에는 장애인활동지원법 개정 등을 요구하며 국가인권위원회 청사를 몇 달간 점거농성해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기도 했다.
박 대표는 2007년 장애인 인권 운동 단체인 전장연을 조직해 장애인 이동권 문제를 해결하고 탈시설 지원 예산을 확보하기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2021년 말부터 장애인 권리 예상의 국회 반영을 요구하며 서울 주요 지하철 등에서 탑승 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다만 시위를 주로 벌이는 시간이 혼잡도가 극심한 출근시간대라 시민들의 생업활동을 방해한다는 비판도 크다.
한편 서울교통공사는 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에 대해 철도안전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민·형사상 법적조치를 포함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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