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선원 월평균 임금 655만원
10년 전보다 41%↑…中企 두 배
韓 선원 줄고, 외국 선원 지속 증가
60대 이상이 43.9%…고령화 심각
선원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선원 평균 임금은 꾸준히 오르고 있지만 정작 한국인 선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임금 인상만으로는 청년층 유입을 이끌지 못하면서 국내 선원 정책이 ‘양성’ 중심에서 ‘유지’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해양수산부가 5일 발간한 ‘2026 한국선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선원의 월평균 임금은 655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5.0%, 10년 전과 비교하면 41.2% 증가한 수준이다. 2024년 기준 일반 근로자 중소기업 월평균 임금 351만원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많다. 대기업 평균임금 716만원과 비교할 만하다.
하지만 높은 임금이 곧 인력 확보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해 전체 취업 선원은 6만543명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한국인은 2만7372명으로 전년보다 1359명 감소했다. 반면 외국인 선원은 전년 대비 650명 늘어난 3만3171명으로 집계됐다.
고령화도 여전하다. 나이별 분포를 보면 60세 이상이 전체의 43.9%(1만2002명)로 가장 많았다. 40~50세대는 8448명으로 30.9%를 차지했다. 40대 미만은 6922명으로 25.2%에 그쳤다. 4명 중 3명이 40대 이상이란 의미다. 70세 이상도 3541명을 차지했다. 25세 미만 1108명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이다.
해수부는 “최근 3년간 40대 미만 청년 선원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장기적인 인력 안전성 및 산업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신호로 분석된다”면서도 “여전히 선원 고령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3년 정부가 발표한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에 따르면 2032년 외황상선 해기사 수요 대비 공급은 41.6%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요한 해기사 수는 1만4728명이지만 공급은 6128명으로 8600명의 공급 부족이 발생한다.
국적 선대 확대로 향후 10년간 수요는 25% 증가하는데 높은 이직률과 고령화 등으로 공급은 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2032년 국내 외항상선 1541척 중 58%인 898척은 원활한 운항이 불가능할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들이 선원을 피하는 이유는 단순히 일이 힘들어서만은 아니다. 장기간 승선과 가족과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근무 환경, 제한적인 여가와 복지 등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외국인 선원 확대도 국내 청년들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선주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인건비 부담이 적은 외국인 선원을 채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다. 특히 일부 선종에서는 최저임금을 조금 웃도는 수준으로 외국인 선원 채용이 가능해 외국인 선호 추세가 커지고 있다.
한국해운조합에서 내항선원 비과세 확대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국해운조합
내항선원 비과세 차별도 개선 필요
실제로 국내 해운업계에서는 초급 해기사 확보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으면서 향후 선장과 기관장으로 성장할 인력 자체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청년 인력 부족은 10~20년 뒤 국가 해운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제도적 불균형도 살펴봐야 할 대목이다. 대표적 사례가 내항선원과 외항선원 간 차별 문제다. 현재 외항선원은 월 500만원까지 소득세를 내지 않는다. 선원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과 처우 개선, 국가 해운 산업 유지·육성을 위해 조세특례 제도를 적용한 것이다.
반면 비슷한 조건, 때로는 더 열악한 근로 환경에서 일하는 내항선원은 월 20만원의 ‘승선수당’에만 비과세 혜택을 부여한다. 같은 일을 하면서도 외항선을 타느냐, 내항선을 타느냐에 따라 세금 혜택 차이가 25배에 달하는 셈이다.
정부가 현재 외항선원에만 소득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들이 해외 건설 노동자와 같이 ‘국외 소득자’란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지금 외항선원에 대해 (월 500만원까지) 과세하지 않는 부분은 해외 건설 근로자와 같이 국외 소득에 대한 비과세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항선원은 전 세계 바다를 돌아다니기 때문에 과세권도 애매하다. 그래서 글로벌 스탠다드로 (비과세가) 룰(rule)처럼 돼 있다”며 “이 때문에 (국외 소득인) 외항선원 소득과 내항선원 소득을 비교해서 형평을 맞출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내항선 선사들은 인건비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외항선 수준의 지원을 받지 못해 한국인 선원 채용 여력이 갈수록 줄고 있다고 호소한다.
결국 선원정책도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 정책이 해양대 지원과 해기사 양성 등 공급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청년들이 승선을 지속할 수 있는 근무환경 개선과 처우 개선, 승선 실습 확대, 내항선 지원 강화 등 ‘유지 정책’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원 부족은 단순한 직업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물류와 해양안보를 떠받치는 기반이 흔들리는 문제”라며 “외국인 선원 의존도를 무조건 높이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인 청년들이 바다에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정책적 유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혜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2023년 선원 일자리 혁신방안 발표 이후 청년 선원의 비중은 늘었지만, 여전히 선원 고령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청년 선원들이 만족하며 근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선원 직업의 매력도를 높이기 위한 정책들을 다각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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