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단, 세계 무대서 K-연극 저력 과시…독일·싱가포르 초청공연 성료

박정선 기자 (composerjs@dailian.co.kr)

입력 2026.07.06 10:24  수정 2026.07.06 10:24

국립극단이 올 한 해 싱가포르, 홍콩, 독일에 이어 하반기 중국, 프랑스 등 아시아와 유럽 무대에서 연이어 초청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박정희 단장 겸 예술감독의 취임 목표 중 하나였던 ‘국내외 교류 활성화’ 비전이 3년 차를 맞아 본격적인 글로벌 성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당신이 날 볼 수 없다는 것만 빼면' 공연 ⓒ국립극단

국립극단이 최근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곳은 독일 최대의 국제 동시대 공연예술 축제인 ‘테아터 데어 벨트’(Theater der Welt)다. 현지 시각으로 7월 2일과 3일 양일간 2025년 유럽 문화수도로 지정된 독일 켐니츠의 오페라하우스 발레스튜디오에서 상연된 정세영 연출의 ‘당신이 날 볼 수 없다는 것만 빼면’은 현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무대를 마쳤다.


이 작품은 2024년 국립극단이 새로운 연극 언어 개발을 위해 도입한 연구개발 사업 ‘창작트랙 180°’에서 선보였던 프로젝트의 최종 완성본이다. 독일 현지 공연은 양일 모두 객석이 조기 매진되어 추가 좌석을 설치했으며, 공연 종료 후에는 5분여간 열띤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축제를 공식 초청한 큐레이터 장 위안(Zhang Yuan)은 “정세영 연출의 작업은 시각 위주의 전통적인 극장에서 벗어나 우리가 생각해야 할 극장의 새로운 이면을 연구한다는 점에서 흥미롭다”라며 초청 이유를 밝혔다.


국립극단의 해외 진출은 앞서 상반기 아시아 무대에서도 의미 있는 결실을 보았다. 지난 5월 말에는 아시아의 대표적 공연예술 축제인 싱가포르국제예술축제(SIFA)에 이혜영 주연의 ‘헤다 가블러’가 공식 초청되어 3회차 전 좌석 조기 매진을 기록했다. 또한 축제 기간 중 장애예술과 다양성을 주제로 한 국제 공동 워크숍에 참여해 한국의 접근성(배리어프리) 공연 발전 과정을 공유했다.


이어 6월 말 홍콩국제셰익스피어축제(HKISF)에 초청된 ‘십이야’ 역시 양일간 600여 명의 현지 관객이 관람하며 안정적인 연기 앙상블로 호평받았다.


'당신이 날 볼 수 없다는 것만 빼면' 예술가와의 대화 ⓒ국립극단

하반기에도 해외 초청 공연은 계속된다. 9월 초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연극 교류의 장인 베세토(BeSeTo) 연극제에 ‘태풍’이 공식 초청되어 무대에 오르며, 11월에는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국립기메동양박물관(Musée Guimet)에서 창작극 ‘삼매경’을 입체 낭독공연으로 선보인다. 박물관이 2026년을 ‘한국의 해’로 지정하며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으로 기획된 이 공연은 희곡의 텍스트와 배우의 언어적 전달력에 집중하여 유럽 관객들에게 동양적 세계관을 담은 미학을 전달할 계획이다.


박정희 국립극단 단장 겸 예술감독은 “취임 당시 약속드렸던 국립극단의 국내외 교류 활성화 비전이 올해 가시적인 해외 투어 성과로 나타나고 있어 감회가 새롭다”라며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넘어 세계 관객과 호흡하며 K-연극의 고유한 매력을 입증하고 있다. 앞으로도 국립극단이 세계 공연예술계의 중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글로벌 네트워크와 유통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끈 국립극단은 1950년 창단된 국내 대표 국립 연극단체로, 창작극 발굴 및 세계 고전의 현대적 재해석을 통해 한국 연극의 중심축 역할을 해왔다. 최근에는 배리어프리 공연 확대와 신진 창작자 육성을 위한 ‘창작트랙 180°’ 등 실험적인 연구개발 사업을 다각도로 전개하며 무대 예술의 외연을 넓히는 데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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