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청, 외부 전문가·소방노조 관계자 참여한 조사 결과 내놓아
'특수화재에 대한 표준작전절차 부재' '인력 부족' 등도 원인 꼽혀
재발방지 대책도 마련…무인소방로봇 보급 확대 등 추진
지난 4월12일 전남광주시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에서 화재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월 당시 전라남도(現 전남광주시) 완도군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저온창고에서 발생한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사고는 화재 건축물의 위험정보 전파 및 현장 지휘와 대응 체계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3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소방청은 이날 외부 전문가와 소방노조 관계자 등이 참여한 소방합동조사단 조사 결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앞서 조사단은 지난 4월20일부터 30일간 화재 원인과 순직사고 경위, 화재 실증실험, 현장 대응 및 안전관리 등을 살폈다.
조사 결과 화재는 지난 4월12일 오전 당시 전남 완도군의 군외면 한 수산물 가공업체 저온창고에서 작업자가 LP가스 토치로 바닥 에폭시를 제거하던 중 발생한 불티가 벽면 강판 후면의 우레탄 폼에 옮겨붙으면서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창고 내부는 창문이나 개구부(채광·환기 등 목적으로 뚫려진 공간)가 없는 밀폐 구조여서 우레탄 폼이 열분해되며 발생한 가연성 가스가 천장에 축적됐고, 이후 불길이 확산하면서 이 가스에 불이 붙는 '화재가스발화(FGI)'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벽면 강판을 절단하고 화점을 탐색하는 등 내부 공격 중심의 진압 작전을 펼쳤으나, 오전 8시53분쯤 천장 왼쪽 구석에서 화염이 확인되면서 대원들에게 퇴출 지시가 내려졌다.
당시 내부에 있던 대원 7명 가운데 5명은 탈출했지만, 고(故) 박승원 소방위(완도구조대)와 고 노태영 소방사(해남소방서 북평지역대)는 끝내 빠져나오지 못하고 순직했다.
조사단은 사고 원인으로 화재 건축물의 위험정보, 특히 우레탄폼 마감 여부 등에 대한 정보 부족과 출동대에 대한 위험정보 전파 미흡을 꼽았다.
이와 함께 ▲지휘권 이양 절차 생략과 상황평가·전략·전술 결정 미흡 ▲우레탄폼 등 특수화재에 대한 표준작전절차(SOP) 부재 ▲신속동료구조팀(RIT) 운영 미흡 ▲열화상카메라 등 안전장비 관리 부실 ▲위험지역 내 소방관 직접 투입에 따른 인력 의존 심화 ▲펌프차 진압대원 부족 등도 사고를 키운 요인으로 지적됐다.
소방청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번과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한 대책도 마련해 발표했다.
우선 재난현장의 위험정보와 전략·전술 정보를 출동대에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119상황관제시스템을 개선하고, 상황근무자 교육과 우레탄폼 등 고위험 특수화재 대응 교육도 강화하기로 했다.
선착대장과 지휘팀장이 현장 도착 즉시 지휘권을 명확히 선언하고, 상황평가와 전략·전술 결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표준절차를 보완할 방침이다.
인명구조 가능성이 없는 화재에서는 방어적 진압 전략을 우선 적용하고, 우레탄 폼 창고 등 고위험 화재 현장에서는 신속동료구조팀을 선제적으로 편성·운영하도록 의무화한다.
위험지역 내 소방관 직접 투입을 줄이기 위해 무인소방로봇 보급 확대도 추진된다. 소방청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인 무인소방로봇의 현장 활용성을 검토해 추가 보급을 추진하고, 열화상카메라 등 핵심 안전장비 관리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펌프차 진압대원 등 현장 필수 인력 5000여명을 오는 2030년까지 5년간 단계적으로 확충하고, 지역별 재난 위험도 등을 반영해 현장 중심으로 재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최용철 소방청장 직무대행은 "이번 합동조사를 통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부분들을 면밀히 살핀 만큼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도록 즉시 개선할 수 있는 사항부터 보완하고 중장기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